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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복직투쟁 하다 보니…"초3 늦둥이가 예비역이 됐어요"

입력 2019-02-04 08:01  

13년 복직투쟁 하다 보니…"초3 늦둥이가 예비역이 됐어요"
올해 정년 맞는 콜텍 해고노동자 김경봉씨 "기필코 명예회복"
2007년 정리해고…무효소송 항소심 이겼지만 양승태 대법원서 뒤집혀
정년퇴임일 12월31일 지나면 복직 허용해도 복귀 못해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조급하지 않습니다. 우린 잘못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기필코 명예를 회복할 겁니다. 꼭 복직해서 박영호 콜텍 사장의 사과를 받아낼 겁니다."
콜텍 해고노동자 김경봉(60) 씨가 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밝힌 올해의 각오다.
2007년부터 13년째 복직 투쟁을 계속하는 김씨에게 올해가 더 특별한 이유는 그가 60세로 정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정년퇴임일인 12월31일이 지나면 회사가 복직을 허용한다 해도 복직할 수가 없다. 2019년은 그에게 마지막 투쟁 기회인 셈이다.
김씨는 "올해가 마지막이지만 조급하지 않다. 이미 13년이나 해왔다"며 "다만 올해는 기필코 복직해 명예를 회복하고 떳떳하게 퇴직할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김씨는 2007년까지 콜텍 공장의 '기타 성형 라인 기계반'에서 일했다. 기타를 조립할 수 있도록 재료를 정해진 치수에 맞춰 준비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그가 공장에서 일한 것은 7년, 그 두배 가까운 시간에 걸쳐 그는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회사가 갑자기 정리해고를 단행한 2007년부터 회사 앞에 천막을 쳤다. 김씨는 이후 덮거나 춥거나 대부분 세월을 천막에서 보냈다.
김씨는 "겉으로 드러난 건강은 아직 괜찮다"며 "바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적응이 됐는지 감기도 안 걸린다"며 웃어보였다.
그러고는 "이 회사는 우리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찾으려고 노동조합을 만들자 문을 닫아버렸다"며 "이명박 대통령 때나, 박근혜 대통령 때나 항상 희망을 갖고 싸웠다. 오래 싸웠다고 해서 희망이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잘못한 게 없다는, 우리가 옳다는 믿음이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TX 승무원, 쌍용자동차, 파인텍 등 장기 노사분규 사업장의 노사교섭이 타결됐다"며 "사법농단의 피해자들도 법원 판단으로 직장을 되찾았는데 우리도 '사법 거래'의 피해자로서 올해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콜텍 노동자들은 복직 투쟁 중이던 2009년 정리해고 무효소송 항소심에서 이겼다. 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2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민변 등 노동법률단체는 콜텍 노동자들을 양상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피해자로 규정한다.
김씨는 투쟁 중에 가족에게 소홀했던 점이 마음의 큰 짐이라고 토로했다. 정리해고 당시 초등교 3학년이던 늦둥이 막내아들은 이제 막 군에서 제대한 늠름한 청년이 됐다.

김씨는 "내가 나와서 투쟁하는 동안 모든 것을 감내한 식구들에게 가장 미안하다"며 "투쟁을 멈추고 다른 직장 구해볼까도 생각을 해봤지만 이대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멈출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콜텍 박영호 사장은 자기 자식에게 노조 있는 회사를 안 물려주려고 우리를 길거리로 내보냈다"며 "박영호 사장은 지금이라도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콜텍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는 김씨의 정년인 올해 '해고자로 정년을 맞이할 수 없다'며 '끝장 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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