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졸업식장 서지 못한 대전 예지중고 퇴학 만학도들

입력 2019-02-06 18:50   수정 2019-02-06 18:58

끝내 졸업식장 서지 못한 대전 예지중고 퇴학 만학도들
졸업식 불과 나흘 앞두고 무더기 퇴학처분 통보…"갈등 보복성"
대학진학도 어려워…힘든 법적 절차 거쳐야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퇴학 처분됐다는 소식을 듣고 우편물을 받아들었을 때 그 허망함과 억울함, 그 분노를 뭐라고 형언할 수가 없었어요. 나이 어린 학생도 아니고 만학도에게, 그것도 졸업식을 코앞에 두고 보복이나 하듯이 퇴학을 시켰어요."

수년째 학내 갈등을 겪는 만학도를 위한 충청권 유일의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 대전 예지중고등학교의 주간 총학생회장 김기임(65·여) 씨.
그는 지난 2일 서구청 강당에서 열린 졸업식에 끝내 참석할 수 없었다.
졸업을 불과 나흘 앞둔 지난달 29일 다른 수십명(학생회 측 확인 인원 26명)의 만학도 학생과 무더기 퇴학처분통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나이 60이 넘어 중학교 과정에 입학한 뒤 4년 만에 고교 졸업과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공부해보고자 하는 부푼 꿈을 꾸고 있던 순간 받은 퇴학처분이다.
"4년 내내 마음 편히 공부도 못했고 중학교 때도 무자격교장 사건으로 졸업식을 못 했는데, 고등학교 졸업마저도 끝내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축하 속에 빛나는 졸업장 한 번 받아볼 기회를 박탈당하고 만 거죠. 억울하게 누명 쓰고 사형선고 받는 느낌이 이런 걸까요?"
김씨는 지난해 말 학교 측의 졸업 사정회를 거쳐 교육감상 수상자로도 결정됐다.
하지만 재단이사회와 학교가 그동안 고락을 함께해 온 학교장과 교사 19명을 해임 또는 직위 해제한 후 학생들과 갈등을 빚어온 복직교사 중심으로 학교 체제가 바뀌었고, 성적우수상과 개근상 등 당연 수상자를 제외한 모든 추천된 수상자 명단은 교체됐다.
김씨와 일부 퇴학 학생들은 대학진학 등도 앞으로 힘든 법적 절차를 거쳐야만 가능하게 됐다.
예지중고 총학생회와 동문회, 퇴학 처분당한 학생들과 직위 해제된 교사들은 졸업식 시작 전 서구청 1층 로비에서 따로 조촐하게 졸업 축하와 서로에 대한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비록 졸업식장엔 못 들어가더라도 다른 학우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해 줄 겸, 또 퇴학 처분당한 동료 학우와 직위 해제된 교사들이 서로 위로하는 시간을 갖고자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이날 많은 동료 학생들도 졸업식장에 들어가기를 거부하고 이들을 위로했다.
예지 중고는 내부 갈등 등으로 인한 수년간의 학사 파행으로 파견된 임시이사 체제에서 들어온 학교장과 기간제 교사, 정규직 교사들을 최근 직위해제 및 계약 해지하고 교육청 항의 농성 등에 참가한 학생들을 퇴학 처분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시교육청은 뒤늦게 이 학교에 대해 올해 신입생모집 중지와 보조금 지원 중단을 통보한 상태다.
또 학교와 재단에 대해 정기감사도 진행 중이다.
jchu20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