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때문에 라오스댐 붕괴?…예상치 못할 비 아니었다"

입력 2019-02-20 19:30   수정 2019-02-20 20:53

"폭우 때문에 라오스댐 붕괴?…예상치 못할 비 아니었다"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대응 한국시민사회 TF 현지조사 보고회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한국기업이 시공에 참여한 라오스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의 원인을 두고 시공사들이 폭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현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시민단체들이 다른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시민단체들은 사고 당시 강수량이 예상치 못한 수준이 아니었고, 사고 직전에는 비가 멈췄었다는 현지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기업인권네트워크, 발전대안 피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진실의힘, 참여연대, 피스모모,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대응 한국시민사회 태스크포스(TF)'는 20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현지 조사 보고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한국시민사회 TF는 댐 붕괴 사고 피해지역인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지난달 11∼24일 방문해 실태조사를 했다.
지난해 7월 23일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시공에 참여한 라오스 수력발전소 보조댐이 무너지면서 5억t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바람에 3천여 가구, 1만4천여 명이 거주하던 19개 마을이 침수 피해를 봤다.
TF는 "당시 저녁 8∼9시 사이에 물이 들어왔고,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마지막에는 굉음이 들렸다고 한다"며 "주변 나무가 쓰러지고, 타고 도망가려던 배들도 파도 때문에 다 뒤집힐 정도였다"고 전했다.
TF는 "SK 측이 댐 붕괴가 예상할 수 없는 폭우로 인한 자연재해라고 주장해 마을 주민들에게 당시 비의 양을 물은 결과 비가 많이 내리긴 했지만 예상치 못할 수준의 양은 아니었다는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주민은 23일 물이 들어오기 직전부터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불었다고 했다"며 "이는 사고 당시에는 비가 멈췄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댐 붕괴로 피해를 봤지만, 현지 주민들은 사고 원인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TF는 "피해지역 주민들은 사고 이전에 SK가 세남노이 댐을 건설 중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강 상류에 댐이 있다는 것을 알던 주민들도 자신들의 마을과 연결된 지류에 영향을 미치는 장소에 댐이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 직후에는 세계 각지에서 구호 물품을 풍성하게 보냈지만, 이후 점점 줄더니 올해 1월에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구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사법적 구제 가능성에 관해서는 "SK를 상대로는 계약 위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정부와 함께 한 사업이므로 사실상 일반 주민이 SK에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와 별도로 라오스 정부가 SK에 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범람? 붕괴?…SK건설 시공 라오스 댐 사고 원인은 / 연합뉴스 (Yonhapnews)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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