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보도…분석가들 "알샤바브, 케냐 신세대에서 테러범 충원"
케냐 거주 소말리아인 위주 지하디스트 모집서 케냐 젊은층으로 전환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지난달 케냐 수도 중심가에서 21명이 사망한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테러는 과거와 달리 케냐의 신세대가 테러범으로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케냐 경찰은 현재 지난달 수도 나이로비 중심가에서 발생한 테러를 지휘한 알리 살림 기충게와 바이올렛 케문토 오모요의 뒤를 쫓고 있다.
이들 범인은 지난달 15일 나이로비 중심가의 한 호텔·사무실 복합단지에서 자살폭탄과 총기를 사용해 21명을 살해한 테러를 기획한 인물들로 꼽히며, 여성인 케문토는 기독교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한 사실이 알려졌다.
특히, 이들 범인의 배경이나 출신 종족은 그간 알샤바브에 가입해 테러를 저질러 온 이전의 케냐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주로 케냐에 거주하는 소말리아 커뮤니티나 무슬림이 많이 거주하는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전사들을 모집해 왔다.
알샤바브는 2013년 67명이 숨진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나 148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5년의 가리사 대학 테러를 모두 소말리아에서 기획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케냐 경찰 간부는 "국외에서 기획하고 국내에서 저질러진 과거 테러 공격과는 달리 이번 테러는 케냐에서 기획된 데다 개종한 크리스천도 개입됐다"라고 말했다.
23세로 추정되는 기충게는 케냐 동부에 있는 이시올로 출신으로 군인의 아들이며 케냐 최대 부족 키쿠유족 출신이다. 20대 후반의 오모요는 서부 키시이 지역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 두 사람은 나이로비 외곽 루아카에 있는 주택을 나누어 썼고 이 집에서 경찰이 방 한쪽 구덩이에 숨겨둔 무기를 발견했다.
경찰은 테러범들을 현장으로 실어나른 자동차가 기충게의 소유임을 밝혀내 은신처를 찾아냈다.
경찰은 테러 진압 작전 후 기충게가 사망한 5명의 범인에 포함된 것으로 발표했으나 기충게와 오모요는 도주했고 테러를 저지르기 며칠 전 가재도구를 팔아치운 사실도 나중에 밝혀졌다.

하지만, 이번 테러에서 웨스트게이트 및 가리사 대학 테러와 유사한 점을 발견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다.
즉, 범인 5명 중 최소 3명은 케냐 내 소말리아 커뮤니티 출신이며 한명은 해안지방 출신이고 나머지 한명의 신원만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수의 경찰 소식통은 범인들이 사용한 무기가 소말리아에서 케냐 해안 접경지역인 라무나 북부 만데라를 통해 유입됐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기충게가 소말리아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전한 가운데 현지 싱크탱크 '사한'(Sahan)에서 분석가로 일하는 매트 브라이덴은 "소말리아는 여전히 알샤바브 활동의 중심지"라며 "인근 5개국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하는 등 조직이 크게 진화했다"고 말했다.
사한은 알샤바브가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케냐 수도 나이로비나 제2의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대원들을 모집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중부 리프트밸리 지역과 서부 지역으로 모집 지역을 변경했다고 지난 2015년 경고한 바 있다.
사한은 그러면서 이들 반군이 이슬람 교육을 내세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기독교에서 개종한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대원을 모집하고 소녀와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도 활발한 모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브라이덴은 기충게나 오모요 같은 인물이 이번 테러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알샤바브가 대원모집 전략을 바꾼 것이 먹혀들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제공]
브라이덴은 "이제 새로운 세대가 성인이 되고 있다. 그들은 꽤 복잡한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라고 진단했다.
케냐에서는 알-히즈라(Al-Hijra)라고 불리는 알샤바브 지부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모집을 책임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 조직이 공개적으로 대원을 모집하고 있으며 테러 요원 훈련을 위해 대원들을 소말리아 현지로 실어나르는 임무까지 수행한다고 밝혔다.
현지 한 인권운동가는 익명을 전제로 "이들 신참 대원은 케냐를 잘 알고 현지어를 사용하며 국내를 비교적 쉽게 돌아다닐 수 있다"라고 밝혔다.
대부분 소말리아인은 소말리아 영토에서 살고 있지만, 나머지 많은 소말리아인이 인근 케냐, 에티오피아, 그리고 지부티에 거주하고 있다.
케냐에서 신참 대원들은 감시의 눈길이 미치는 않는 지역이나 경찰이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 은신처를 마련하고서 극단주의자의 길을 가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오치에노 나므와야 연구원은 "이는 케냐 수사기관이 지하디스트를 색출하는 데 인종 프로파일링(인종을 기반으로 용의자를 추적하는 것) 기법을 도입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케냐인들 마음속에 알샤바브 요원은 소말리아 커뮤니티 출신"이라며 "그 이유는 케냐 정부의 반(反)소말리아 정서에 국민이 세뇌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나므와야는 지난 2016년 케냐 정부가 대부분 소말리아 난민들이 거주하는 북동부 다다브 난민촌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 이유로 웨스트게이트 테러가 이곳 난민 캠프에서 기획됐다고 주장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는 일부 케냐인을 극단주의로 내모는 이유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airtech-ken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