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담을 허물자] ① '생존을 위해' 캠퍼스 나눠쓴다

입력 2019-02-25 06:25  

[대학, 담을 허물자] ① '생존을 위해' 캠퍼스 나눠쓴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명문대를 들어가려고 이른바 '입시 코디'를 붙여 사교육을 시키는 등 치열한 대학 입시 경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 압박을 받는 지방대학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저출산 시대와 4차산업 혁명 등 거대한 물결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에 대비해 대학은 캠퍼스 시설을 개방하고 산학협력과 평생교육을 강화하면서 대학의 경계를 스스로 벗어 던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지방대학의 붕괴는 곧 지역의 위기라는 인식 속에서 대학과 기업 협력을 통한 인재양성과 취업문제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대학 유휴공간 공유
부산 동아대 내 산학연 연구단지(University Research Park·URP)에는 35개 '지능형 생산공장(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업이 입주했다.
동아대 산학연 연구단지 사업단은 연구개발(R&D)에 많은 사업비를 투자하기 어려운 기업을 위해 스마트팩토리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산학연 연구단지는 대학이 학내 연구실과 인프라를 기업에 개방해 연구성과물을 공유하고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사업이다.
부산시는 동아대·부경대·부산대에 산학연 연구단지를 조성해 분야별로 연구·개발(R&D)과 기업유치, 기술사업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형림 동아대 산학연 연구단지 사업단장은 "부산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기존 주력산업인 조선·금속·기계 등 제조업 분야에 스마트팩토리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산학연 연구단지에 입주한 기업과 연구성과를 공유하면 스마트팩토리 도입으로 인한 기업 생산성 향상과 품질개선, 원가절감,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학 보유 지식재산 산업계 이전
대학이 보유한 지식재산(특허·기술)을 기업에 이전하는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경북대는 오존 산화 작용을 통해 공기 정화용 필터를 살균 처리하는 '차량 실내공기 청정장치'와 공기 오염물질 제거 효율이 6∼9배 달하는 '악취 및 유해 공기 오염물질 분해용 광촉매' 등을 공개했다.
울산대는 산학협력단이 보유한 난치성 질환 치료 기술을 항암 치료 전문 기업인 유틸렉스에 이전했다.
부산에서도 대학이 보유한 연구성과를 공개해 지역 기업 기술 혁신을 촉진 시키는 개방형 연구실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부산대, 한국해양대, 신라대, 경성대 등지에 있는 연구소에서 12개 과제가 공유과제로 선정됐다.
부산대 대형 전산 열·유체역학 실험실-동화엔텍(기계 분야), 한국해양대 지능로봇 및 자동화 실험실-볼시스(정보통신 분야), 신라대 식품미생물연구실-삼양씨푸드(농림수산식품 분야) 등이 1년 이내 기술 이전을 하게 된다.
한국해양대 환경화학실험실-동아대 전산유체역학실험실 등 16곳은 대학 연구소 간 벽을 허물고 융합형 연구로 신규 기술을 개발한다.

◇ 평생교육기관 역할 강화

학령인구 감소로 대입정원과 고교 졸업자가 역전되는 상황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학생이 부족해 문 닫는 대학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되자 지자체와 대학은 평생교육 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시는 생애 전환기를 맞는 50∼60대를 대상으로 경력과 역량을 개발해 재취업과 창업, 사회공헌활동 등 사회적 경제적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생애 재설계대학을 기존 2개에서 4개 대학으로 확대 운영한다.
부산대는 생애 재설계 기본교육과정 및 지식 공유수업, 일자리 창출 모색, 창업지도 등 과정을 운영한다.
동아대는 전문 문화해설사 양성과정을 특화해 교육과 현장 실습을 병행한다.
이 과정 수료자를 활용해 근현대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피란수도, 세계유산 등재사업, 산복도로 체험 등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동의대는 드론 전문가 양성과정을, 신라대는 도시농업 코디네이터 양성과정을 각각 운영한다.
한 대학 평생교육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학은 20대 대학생만 다니는 곳이었으나 앞으로는 전 연령대에서 누구나 다니는 곳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대학 중복 투자 막자"…강의·시설 공유

부산에 있는 경성대와 동서대는 중복 투자를 막고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강의와 시설을 공유하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학 협력시스템을 구축한 두 대학은 2017년부터 영화·교양 강의를 공동 개설, 운영하고 있다.
경성대와 동서대는 시설·강의·교수 등 대학의 핵심 3요소를 공유하는 '대학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도서관·스포츠시설·공연장 등은 지난해부터 공동 사용하고 있다.
동서대 관계자는 "대학이 한정된 예산과 시설을 활용해 특성화시켜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비슷한 시설을 보유한 대학 간에 관련 인프라와 인적자원을 공유하면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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