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일성 따라 하나…전용기 대신 특별열차 택해

입력 2019-02-23 23:24  

김정은, 김일성 따라 하나…전용기 대신 특별열차 택해
김일성·김정일 발자취 따라 정통성 과시…'뒷배' 중국 역할 강조
항공기 이동 땐 동선 노출 쉬워…방탄특별열차로 신변안전 확보



(베이징·창사·핑샹·단둥=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차병섭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에 가려고 전용기 대신 열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는 중국 고위급 지도자의 전용기를 빌렸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전용 열차로 중국을 관통해 회담장인 하노이로 향하는 대장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3일 중국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3∼4시간이면 하노이까지 갈 수 있는 전용기 '참매 1호'를 놔두고 60여 시간이 걸리는 특별열차를 택한 것은 정권계승 정통성과 중국이라는 배경, 신변안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열차로 중국을 거처 베트남을 방문했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남순강화(南巡講話) 루트를 방문했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자취를 따르면서 북한의 정권 계승자로서 정통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김일성 주석은 1958년과 1964년 두 차례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열차를 이용해 이동한 뒤 중국 항공기를 타고 베트남에 도착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방중시 전용 열차를 이용하는 등 '열차 방문'은 북한 3대 세습의 정당성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열차로 베트남에 갈 경우 북미 정상회담과 더불어 중국 시찰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일성 주석의 1차 베트남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방문 전후로 우한(武漢)이나 광저우(廣州)를 들러 시찰을 할 수 있다.
김일성 주석은 당시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 주석이 중국 공산당 회의 참석차 머물던 우한으로 이동했다. 이후 마오 주석과 함께 광저우로 이동해 인근 지역을 둘러봤다.
또다른 이유는 비핵화와 경제개방, 대북 제재 완화 등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 의제를 다루는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이라는 카드가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
김 위원장이 중국 대륙을 관통해 하노이에 입성함으로써 중국이 혈맹으로서 북한을 존중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의 장거리 운항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전용 열차를 선택한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로 생산한 지 35년이 됐고, 북한에 장거리 운항 경험이 많은 조종사가 부족하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또한, 항공기는 이륙 이후 쉽게 운항 루트가 노출된다는 점도 김 위원장이 전용기를 피하는 이유로 지적된다.
실제로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항공 운항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김 위원장의 동선이 실시간으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특별열차를 타면 북중 접경을 통과해 중국-베트남 국경까지 동맹국인 중국 영토를 지나서 통과할 수 있으므로 신변안전 측면에서 항공기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또 북한 특별열차는 방탄 기능과 박격포 무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외부 공격에 취약한 항공기보다 제원상으로도 훨씬 안전하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실제로 특별열차를 탔다면 귀국길에도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들렀던 광저우 등 중국의 개혁 개방의 중심지를 들러 대외 개방의 의지를 드러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전용기인 참매 1호를 공수해 베이징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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