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개혁 연구하는 북한, 체제불안 오지 않을까 걱정"

입력 2019-02-25 10:10  

"베트남 개혁 연구하는 북한, 체제불안 오지 않을까 걱정"
베트남 총리 경제자문 인터뷰 "美와 관계 정상화…이념보다 실용 조언"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베트남의 개혁·개방 모델인 '도이머이'(쇄신)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무엇일까.
경제 개혁 모델을 배우러 온 북한 관리들을 응대한 적이 있는 베트남의 유명 이코노미스트이자 총리 경제 자문인 레 당 조아인(77)은 그들이 경제 개혁이 체제 불안 부르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그들은 개혁을 실행하면 체제 불안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며 "나는 개혁 없이는 체제가 극도로 불안해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베트남 국민의 소득과 생활여건, 삶의 질이 개선된 것은 개혁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 개혁이 정치적 안정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한 관리들에게 미국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것일 성공의 핵심 열쇠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싸워온 적과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며 "나는 적대관계가 과거이며 미래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미국과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물론 미국 시장 진출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 경제관리들이 경제 개혁과 관련해 가진 또 다른 고민은 바로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마르크스주의가 공존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는 "나는 이데올로기보다는 실용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마르크스주의는 19세기의 산물이지만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생존을 위해 적응해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리용호 외무상 등을 베트남에 보내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 베트남 공산당 제6차 대회에서 채택된 도이머이는 토지의 국가 소유와 공산당 일당 지배체제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해 경제발전을 도모한 정책이다.
쇄신을 택한 베트남은 1987년 외국인 투자법을 제정해 적극적 외자 유치에 들어갔다.
1989년에는 캄보디아에서 군대를 완전히 철수해 중국에 이어 미국과의 관계도 정상화했다.
이후 베트남은 1993년 토지법을 개정해 담보권, 사용권, 상속권을 인정했고, 1999년과 2000년에는 상법과 기업법을 도입해 민간기업 성장의 길을 텄다.
덕분에 베트남은 연평균 6%대의 고성장을 지속해왔고 1980년대 100달러 안팎에 그쳤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8년 1천143달러로 늘면서 중간소득 국가군에 진입했다.
베트남은 이후에도 고성장 기조를 유지, 지난 2017년 1인당 GDP가 2천385달러로 뛰었다. 내년에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 대회를 유치하고 첫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도 눈앞에 뒀다.
또 베트남은 오는 27∼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유치로 다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개혁개방의 성공에도 베트남 공산당의 1당 체제에 아직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 외국인 사업가는 "베트남은 국가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매력 공세를 펴고 있다"며 "이 나라는 아주 야심에 차 있다. 지도자들은 경제가 잘 돌아가는 한 일당 체재가 안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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