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교아카데미 행사서 함께 축사…남북 외교관 탁구대회 추진키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주재 남북한 대사가 25일(현지시간)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동해 한반도 비핵화 협상 성공에 대한 기대를 교환했다.
주러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우윤근 주러 대사는 이날 러시아 외무부 산하 외교 아카데미에서 열린 고(故) 나탈리야 바자노바 박사 사망 5주기 추모 학술회의에 참석해 연설했다.
외교 아카데미에서 일하다 지난 2014년 별세한 바자노바 박사는 평생 남북한을 연구한 학자로, 특히 소련 시절 남한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1990년대 러시아 내 한국학 연구의 문을 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지난 1992년 김대중 당시 민주당 총재가 러시아 외교 아카데미에서 박사 학위를 받을 당시 김 전(前) 대통령의 박사 학위 논문을 지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날 추모 학술 행사에는 우 대사 외에 김형준 북한 대사와 리후에이(李輝會) 중국대사도 함께 초대받았다.
우 대사는 축사에서 러시아 한국학의 선구자로 냉전 말기 옛 소련과 한국 간 수교 촉진에 기여한 바자노바 박사의 업적을 언급한 후,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만약 바자노바 박사가 살아 있었다면, 지난해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베트남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의 정세 변화야말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기회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대사는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라고 상기시키면서 한국 정부는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이 러시아를 비롯한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 대사에 앞서 축사를 한 김형준 북한 대사는 "2017년 말까지 전쟁의 위기로 치닫던 한반도가 작년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이에 따른 판문점 선언 및 평양공동선언 등을 통해 평화와 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가장 적대적이었던 북미 관계가 변화되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로 한 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또 베트남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또다시 한반도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의 긍정적 진전을 이루는 것이 북한의 진정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 대사는 축사 후 김 대사에게 남북 간 교류ㆍ소통 차원에서 모스크바 주재 남북 외교관들이 탁구 경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으며, 이에 김 대사는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고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전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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