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1] 메트로폴호텔, '평화담판' 무대로…김여정 최종점검

입력 2019-02-26 23:19   수정 2019-02-27 06:52

[북미회담 D-1] 메트로폴호텔, '평화담판' 무대로…김여정 최종점검
1901년 설립된 하노이 첫 근대식 호텔…베트남전 주역들 교훈 모색도
일부 구역 출입 통제…회담 동선 짜기 적절한 내부 구조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장으로 낙점된 하노이의 메트로폴 호텔은 냉전 등 베트남의 굴곡진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품은 장소이자 반전·평화에 대한 염원이 서린 곳이다.
1901년 프랑스 투자가들이 설립한 메트로폴 호텔은 하노이를 대표하는 가장 역사적인 건물로 회자된다.
하노이의 첫 근대식 호텔이자 '5성급' 호텔로, 프랑스 식민주의 양식의 고풍스러운 외관을 자랑한다.
북미회담, '본격 행사준비' 들어간 메트로폴…만찬? 회담장? / 연합뉴스 (Yonhapnews)
찰리 채플린이 신혼여행 때 이곳에 묵었고 작가 서머싯 몸이 동남아 여행기를 집필하는 등 역사적인 인물들도 여럿 거쳐갔다.
이곳 호텔 수영장 옆 한켠에는 '냉전의 상흔'도 남아 있다.
베트남전 당시 손님들이 폭격을 피해 몸을 숨겼던 방공호가 2011년 드릴 작업을 하다 발견된 것. 이곳을 투숙객들이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반전운동가이자 가수인 조앤 바에즈는 1972년 미군이 B-52 폭격기로 벌인 이른바 '크리스마스 대공습' 당시 사람들과 함께 방공호에 숨어 노래를 부르며 전쟁의 공포를 달래기도 했다.
전쟁을 하며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미국과 베트남은 수십 년 후 이 호텔에서 머리를 맞대고 반성의 기회를 갖기도 했다.
로버트 맥나마라 전 미 국방장관과 응우옌꼬 탁 전 외무장관 등 베트남전의 주역들은 1997년 6월 메트로폴 호텔에 모여 3박 4일 동안 이른바 '하노이 대화'를 가졌다.
전후 20여년 만에 마주한 양측은 20세기 최대 비극 중 하나인 베트남 전쟁을 피할 길은 없었는지, 전쟁을 더 빨리 끝낼 수는 없었는지를 치열하게 토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화에 나선 것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역사적 의의와도 일맥상통한다.
북미 정상도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불신과 대립의 과거를 딛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로 나아갈 방안을 함께 모색하게 된다.


이곳에 정상회담장을 차리기에 실무적인 문제가 있다.
하노이의 관광지인 호안끼엠 호수 인근에 있어 주변이 혼잡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보다 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지나치게 가까워 의전 '불균형'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런데도 북미가 이곳을 회담장으로 최종 결점한 것은 역사적 의미 외에도 회담 동선을 짜기에 적절한 내부 구조 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호텔 신관(오페라윙)으로 들어가 오른쪽 통로를 따라가면 그동안 북미 실무진이 집중 점검한 호텔 중앙정원이 나타난다. 이 정원은 VIP용 차고와도 바로 연결돼 동선을 절약할 수 있다.
26일 오후에는 김 위원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메트로폴 호텔을 직접 방문해 회담장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정원 주변에는 전선을 깔거나 정원을 바라보는 공간을 완전히 비운 채 보수하는 모습이 최근 목격되기도 했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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