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숙 WKBL 경기본부장, 고교 졸업 후 40년 만에 대학 졸업장

입력 2019-02-27 07:36  

박찬숙 WKBL 경기본부장, 고교 졸업 후 40년 만에 대학 졸업장
1978년 숭의여고 졸업하고 실업 진출, 올해 서울문화예대 '학사모'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이 나이에 주책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혹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은메달을 이끌었던 박찬숙(60)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운영본부장이 대학교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썼다.
1978년 숭의여고를 졸업한 박찬숙 본부장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서울문화예술대학교에서 열린 이 학교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장과 함께 공로상을 받았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40년이 넘어 대학교 졸업식에 다시 선 것이다.
서울문화예술대 사회체육학과 14학번으로 뒤늦게 대학 생활을 시작한 박찬숙 본부장은 "1978년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곧바로 태평양화학에 입사했다"며 "그때는 다들 당연히 그렇게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학교 진학을 생각한 적도 없었다"고 40년 전을 떠올렸다.
박 본부장은 "세월이 지나면서 계속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같은 학과 학생들이 자식뻘이라 실기 시험 등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4년 장학금을 받으며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고 뿌듯해했다.


학생들이 자식뻘인 것은 물론 지도교수도 운동 후배일 정도로 많은 나이지만 박 본부장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그는 "2015년에는 고려대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도 수료했다"고 소개하며 "내가 많이 부족하다 보니 내가 조금 아는 분야 이외의 것은 더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큰 편"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체육계에는 중·고등학교 운동선수들에 대해 공부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반면 야구, 축구 등의 인기 종목에서는 고등학교만 마치고 곧바로 프로로 뛰어드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기도 하다.
박 본부장은 이에 대해 "중고등학교 학생 선수들이 공부를 함께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운동선수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당장 선수로 활동해야 할 때는 하고, 대학교 공부는 조금 늦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의견을 내놨다.


그는 "우리 집도 아들이 모델인데 대학을 안 갔다"며 "젊은 나이에 자기 일 때문에 바쁘면 거기에 전념하면서 돈을 벌고, 그러고 나면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배움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나도 이 나이에 한 것처럼 요즘은 특히 늦게라도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돼 있다"며 "내 경우도 다른 운동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서 늦더라도 더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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