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실질적 기둥"…용성 스님 재조명

입력 2019-02-27 14:56  

"3·1운동 실질적 기둥"…용성 스님 재조명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1919년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에 불교계를 대표에서는 만해 한용운(1879~1944)과 백용성 스님(1864∼1940)이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3·1운동 당시 불교계 역할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며, 특히 용성 스님은 만해의 권유로 3·1운동 직전 참여한 정도로만 알려졌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불교계는 용성 스님이 반도기가 아닌 태극기를 들 것을 제안하고 대한민국이라는 국호 사용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실질적으로 3·1운동을 주도했다며 재조명에 나서고 있다.
먼저 용성 스님의 삶을 조명한 '용성 평전'(모과나무 펴냄)이 출간됐다.
'성철 평전', '새벽: 김대중 평전' 등을 쓴 언론인 출신 작가 김택근 씨가 2년에 걸쳐 집필했다. 용성 스님의 제자(손상좌)인 도문 스님이 감수를 맡았다.
2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작가는 "용성 스님은 여러 큰일을 했지만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고, 심증은 가지만 증거가 없어 평전에서 뺄 수밖에 없는 일도 많아 안타깝다"며 "앞으로 스님의 삶과 사상이 불교사와 독립운동사에 자리매김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용성 스님은 근세 한국불교의 현대화와 대중화에 앞장선 큰스님이었다. 일제의 전통불교 죽이기에 맞서 항일 불교운동을 일으켰고, 한문 경전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찬불가를 보급하는 등 포교에도 업적을 남겼다.
민족대표로 참여한 후 1년 6개월간 옥고를 치른 스님은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지원하고 윤봉길 등 독립운동가를 양성하는 등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쳤다.
1919년 당시 용성 스님은 55세였으며 만해는 40세였다.
김 작가는 "정황상 당시 최고 선승이었던 큰스님에게 만해가 3·1운동 직전에 참여해달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당시 불교계를 대표한 인물은 만해보다는 용성 스님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문 스님은 3·1운동과 관련된 용성 스님의 업적을 설명했다.
도문 스님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용성 스님에서 시작됐다"며 "당시 독립운동이 대한제국부흥운동으로 시작됐으나 용성 스님이 대한민국수립운동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해 민족대표가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또한 3·1운동에 사용할 깃발로 반도기 등이 거론됐으나 용성 스님이 "우리 민족은 신라, 가야, 백제, 고구려의 후손인데 반도기로 하면 고구려 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며 우주의 진리가 담긴 태극기를 들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날 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는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독립운동가 백용성: 잊혀진 100년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법륜 스님이 은사 도문 스님의 기억과 증언을 바탕으로 용성 스님의 공적을 발표했다.
도문 스님의 증조부 임동수는 둘도 없는 벗이자 후원자로 용성 스님의 독립운동을 도왔다. 도문 스님은 용성 스님의 제자인 동헌 스님의 제자이기도 하다.
법륜 스님은 이날 발제에서 용성 스님이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비밀리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으며, 임시정부 준비자금 조달의 숨은 큰손이었다고 소개했다. 용성 스님은 자금 조달을 위해 금광업, 인삼판매업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했다.
김구는 해방 후 용성 스님이 창건한 대각사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스님이 쌀가마니에 돈을 넣어 만주로 보내줘 긴요하게 썼다"며 이미 열반한 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고 한다.
법륜 스님은 "용성 스님은 3·1운동 당시에도 거사에 대한 치밀한 사전계획과 민족대표 33인 구성, 불교계 명단 축소와 기독교 계파 안배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리더였다"고 말했다.
용성 스님은 민족지도자들이 친일파가 되는 모습 등을 보면서 "사분오열의 과보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유훈을 남겼다.
또한 "강대국의 종속국이 아니라 주인다운 주인국이 되라"고도 당부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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