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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담판] 베트남서 "항행의 자유" 꺼내든 美…숨은 코드는 '中 견제'

입력 2019-02-27 19:26  

[하노이 담판] 베트남서 "항행의 자유" 꺼내든 美…숨은 코드는 '中 견제'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깔린 '장소의 정치학'에 숨어 있는 코드 중 하나는 '중국 견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1박2일 '하노이 핵담판'에 돌입하기에 앞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 응우옌 쑤언 푹 총리 등과 회담을 갖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베트남 지도자들과의 스킨십 행보는 일차적으로 과거 적대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탈바꿈,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경제적 번영을 이룬 '베트남 모델'을 부각함으로써 "비핵화만 하면 '제2의 베트남'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발신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중국에 대한 견제구가 깊숙이 깔려 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베트남과의 친밀감을 한껏 강조하며 관계 강화를 다짐하는 것 자체가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베트남과 마찰을 빚어온 중국으로서는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베트남은 1979년부터 1991년까지 중국과 수차례 국경 분쟁을 겪었고, 1991년 관계 정상화 후에도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동아시아 역내 질서를 둘러싼 G2(미국과 중국) 간 미묘한 패권 경쟁이 그 자락에 깔려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실제 세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베트남 최고 지도자 간 회담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양측 지도자들은 또한 국제법 및 항행의 자유 등에 부합되는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주권 존중에 대한 공유된 원칙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증진시키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베트남의 분쟁 대상인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문제를 또다시 직접 건드린 셈이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이 베트남 다낭에 입항한 바 있다. 미 항모전단이 베트남에 기항한 것은 1975년 베트남전 종전 이후 4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화 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베트남이 손을 잡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고, 이후 미국과 베트남은 군사·방위 협력을 강화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일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전쟁 휴전을 선언하고 당초 3월 1일로 잡혀 있던 협상 기한을 연장하는 등 일단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흐름이다. 더욱이 무역 휴전을 계기로 무역 전쟁 와중에 균열 조짐을 보였던 대북 공조에도 적극 발벗고 나선 모양새이다.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는 과정에서 북한과 혈맹관계로, 막강한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동시에 북중간 밀착은 대북 문제를 푸는 데 있어 미국의 지렛대를 약화시키며 협상 입지를 좁히게 할 수 있는 공간을 좁힐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번 2차 핵담판이 모든 문제가 일괄 타결되는 '깔끔한 빅딜'로 귀결되지 않는 한 북미 협상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대북 문제에 대한 중국의 개입 내지 역할을 바라보는 미국의 셈법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하노이 개최를 고리로 보여준 친(親) 베트남 행보가 아시아 역내 패권 질서와 무역 문제, 나아가 북한 비핵화 협상까지 직간접적으로 시야에 뒀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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