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결렬] "금강산관광 재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입력 2019-02-28 17:32  

[하노이 담판 결렬] "금강산관광 재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고성·철원 등 강원 접경지 주민 허탈…향후 협상 기대감도



(고성=연합뉴스) 임보연 이종건 양지웅 기자 = "북미정상회담이 잘 진행돼 금강산관광도 재개될 수 있기를 바랐는데…너무 아쉽습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진 28일 금강산관광 재개를 고대해온 강원 고성지역 주민들은 하나같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은 "고성 주민들은 금강산관광 재개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이번 회담의 좋은 결과를 기대했는데 합의사항이 없어 너무 아쉽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 상태에서는 다음 회담을 기대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회담에서는 좋은 성과를 끌어내 대북제재가 완화되고 금강산관광도 재개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거진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영숙(45)씨는 "관광중단 이후 어려운 상황이 지금까지 계속돼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고 있다"라며 "북미정상회담이 잘 진행되길 모두가 바랐는데 성과 없이 끝났다니 허탈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광 재개 기대감이 물거품이 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시적 기구인 금강산관광재개준비단까지 만들어 금강산관광 재개를 준비하던 고성군도 난감한 표정이다.
임덕빈 단장은 "이번 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가 타결되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매우 아쉽다"며 "하지만 금강산관광 재개는 언젠가는 이뤄질 것인 만큼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9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2008년 7월 11일 중단됐다.
사건 이후 정부는 관광객 신변안전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관광중단 조처를 내렸고, 관광객은 물론 현대아산과 투자업체 직원들까지 모두 철수해야 했다.
북한은 이에 맞서 금강산 현지의 우리 시설에 대해 동결조치를 내렸다.
관광중단으로 금강산 현지 시설을 모두 포기해야 했던 현대아산과 투자업체들은 천문학적 손해를 봤고 그 유탄은 고성지역에도 떨어졌다.
금강산관광과 인연을 맺었던 업체들이 도산한 것은 물론 여행에 나서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음식점과 건어물 판매상 등도 줄줄이 문을 닫았다.
관광중단 이후 문을 닫은 고성지역의 관련 업소는 400여 곳을 넘고 누적된 경제적 피해는 3천800여억원을 넘는다는 것이 고성군의 분석이다.


'신(新) 금강산관광' 구상에 나섰던 강원도는 허탈감 속에서도 관광 재개에 대비한 도 차원의 준비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제재 완화에 따른 11년 만의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비, 설악∼금강 관광특구 등 신 금강산관광을 구상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담은 하노이 선언이 불발되면서 도는 신 금강산관광 구상안 추진 후속 절차를 중단하고 추이를 살피고 있다.
도는 이날 대북제재 완화 등 금강산관광 재개 발표 시 금강산관광을 중심으로 60여개 대북 교류사업 전반에 대한 후속 절차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강산관광 재개 무산으로 도는 후속 조치와 도 차원의 관광 재개 지원책 등을 추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철원·양구 등 접경지역 주민들도 회담 결렬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 모인 주민들은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반가운 소식을 기다렸지만, 양국 정상이 합의문 없이 회담장을 나섰다는 뉴스에 한숨을 짓기도 했다.
장남집 철원 유곡리장은 "민통선 안쪽 마을에 살면서 남북 정세에 따라 불안함에 떨며 지낸 날들이 있었다"며 "이번 회담이 좋은 결과 없이 끝났다고 해서 주민 모두가 속상해한다"고 말했다.
김진호 양구 송현1리장도 "좋은 합의가 있을 줄 알았는데 기대에 못 미쳐 아쉽다"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이번 회담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젊은이들은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더 크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momo@yna.co.kr
yang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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