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열림 문화' 강조하는 김인철 부산 총괄건축가

입력 2019-03-03 08:45  

[휴먼n스토리] '열림 문화' 강조하는 김인철 부산 총괄건축가
"건축물은 시민과 공유하는 것…건축에 공동체 정신 반영해야"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부산이 좁지만 갑갑하지 않은 것은 한쪽이 바다로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개발 방식은 그런 부산의 특징을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부산시 총괄건축가로 선임된 김인철(72) 아르키움 대표는 바닷가를 병풍처럼 둘러싼 고층 건물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경남고를 졸업한 뒤 54년 만에 부산에 돌아와 건축정책 자문을 맡게 된 그는 '장소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남아 있느냐는 물음에 "옛 도심은 그대로 있는데 소풍 다니던 해운대는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양적으로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질적 발전을 동반하지 못한 채 바닷가에 높은 장벽만 쌓아 놓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부산 건축문화를 평가했다.
김 대표는 부산 바닷가의 고층빌딩에 대해 "전망을 혼자만 독차지하겠다는 심보로 부산에 대한 모독"이라고 표현했다.
부산지역 근대 건축 유산이 제대로 보존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건물도 나이 들수록 나이 먹은 표가 나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건물을 깨끗하게만 유지하려 하고 낡은 것은 헐어버리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축이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시민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공유재라고 설명하며 '우리 공간'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통 가옥을 보더라도 담은 영역을 설정해 놓은 것이지 외부와 단절하려고 설치한 것이 아니다. 담에 빈 병을 깨서 박고, 철조망을 친 것은 한국전쟁 이후 일이다. '우리'라는 개념은 공동체를 의미한 것으로 그런 정신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효율만 따져 틀어막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기술과 디자인이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공간을 열어야 한다는 게 그의 건축 철학이다.
"건물이 만들어져 공개되는 순간 등기부상 주인의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는 공유재이기 때문에 이런 개념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 홍익대 건축학과 우대 겸임교수를 거쳐 지난해까지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 총괄건축가를 역임했다.
김수근 문화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및 서울시 건축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앞으로 그는 부산시에서 시행하는 건축·도시 관련 기획 및 설계업무에 대한 조정, 건축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
p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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