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때 공동성명 성과냈지만 2차선 '제재 이견'에 기질 발휘 한계
'정상 간 직접 담판'서 향후 충분한 실무협상으로 무게이동 가능성도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때 '환상적'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승부사 케미(chemistry·궁합)'가 오히려 2차 핵담판의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70년 적대관계를 이어온 북미 정상의 첫 만남으로도 역사적 의미가 있었던 1차 북미정상회담과는 달리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도 구체적이고 확실한 성과가 필요했기에 충분한 실무협상이 전제되지 않은 '정상 간 직접 담판'이 한계가 있었던 건 아니냐는 관측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4개 항의 공동성명 도출에 성공하면서 양 정상이 대외관계에서 보여온 승부사 기질이 맞아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1차 북미정상회담이 구체적 비핵화 조치에 대한 합의 없이 선언적 합의에 그쳤다는 비판이 있기는 했지만 북미 정상의 첫 만남 자체가 북미의 70년 적대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기에 두 정상의 승부사 성향이 더욱 주목받았다.
2차 북미정상회담 역시 두 정상의 승부사 케미로 성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의 회의적인 시각과 미 조야의 '성급한 합의'에 대한 우려에도 톱다운 담판에 대한 의지로 하노이행을 택했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난한 과정이 될 수밖에 없는 실무협상 대신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담판을 택했다.
이 때문에 이번 2차 회담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두 정상이 실무협상에서 논의된 수준을 뛰어넘는 '빅 딜'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양 정상의 승부사 기질은 오히려 회담 결렬이라는 반대의 결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치권 안팎에 팽배한 회의론 속에 제재 문제를 쉽사리 건드릴 수 없었고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등을 고리로 한 제재해제가 절실했기에 각자의 승부사적 접근이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1차 회담에서 대면 탐색의 기회를 가졌던 터라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이전보다 비교적 잘 파악하게 되면서 뜻밖의 케미가 발휘되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속 협상을 통한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지만 톱다운식 접근이 실패하면서 앞으로는 실무협상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눈에 띄는 진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회담 결렬은 사실상 '외교적 실패'(diplomatic failure)라고 평가했다.
국가 간 일반적 협상과 달리 톱다운식 접근으로 성과를 냈던 북미협상이지만 정상회담 결렬이라는 중대 고비를 지나면서 북미협상 역시 실무협상 합의를 토대로 한 정상 외교의 일반적 궤도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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