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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총리 "나는 동성연애자…아랍국가였으면 사형 직면"

입력 2019-03-01 18:30  

룩셈부르크 총리 "나는 동성연애자…아랍국가였으면 사형 직면"
유럽 "공개 발언한 용기 존경" vs 아랍 "우리 도덕성 존중하라"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달 24, 25일 처음으로 열린 유럽연합(EU)·아랍동맹(AL) 정상회의에서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가 아랍국가의 동성연애자 인권문제를 공개 거론했던 것으로 1일 뒤늦게 알려졌다.
EU 측에선 베텔 총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는 찬사가 이어졌으나 아랍 측에선 "아랍의 도덕성을 존중하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당시 정상회의에서 베텔 총리는 "나는 남자와 결혼했다"면서 자신이 동성연애자임을 밝힌 뒤 "일부 아랍국가에 있었다면 나는 사형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여명의 아랍연맹 회원국 정상들의 면전에서 일부 아랍국가의 동성연애자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해 일부 아랍국가에서는 동성연애자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는 등 엄벌하고 있다.
중도 우파 성향으로 작년에 재선에 성공한 베텔 총리는 지난 2015년 벨기에 출신 건축가인 동성파트너와 결혼했다.
정상회의에서 베텔 총리가 이 같은 말을 꺼내자 회의장은 일순간 '얼음장 같은 침묵'이 흘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진 뒤 베텔 총리는 트위터에 "(동성애자 인권문제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은 나의 옵션이 아니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미카엘 로드 독일 유럽 담당 장관은 트위터에 "의리 있는 남자(Man of Honour). 땡큐 자비에 베텔"이라고 적었다.
크리스티안 옌센 덴마크 재무장관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EU-아랍정상회의에서 동성애자 권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한 자비에 베텔 총리의 용기에 큰 존경을 보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랍연맹 국가들은 베텔 총리의 언급에 에둘러 불편함을 드러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이집트 인권문제에 대한 질문까지 이어지자 "우리의 인륜과 가치, 도덕성에 대해 가르치려고 하면 안된다"면서 "우리가 당신들의 인륜과 도덕성을 존중하는 것처럼 당신들도 우리 것을 존경하라"고 비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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