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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봉이냐"…사립유치원 개학연기에 분노한 학부모들

입력 2019-03-03 16:21   수정 2019-03-03 16:53

"우리가 봉이냐"…사립유치원 개학연기에 분노한 학부모들
용인지역 학부모 100여명 수지구청 앞에 모여 시위

(용인=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개학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사립유치원 개학연기 사태에 학부모들이 3일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경기 용인시 학부모 등 100여명은 이날 수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사립유치원들은 각성하라"며 "유아교육 농단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세먼지 수치는 '나쁨' 수준을 기록해 인근 주변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집회가 시작하자 미세먼지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속속 현장에 모였다.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아이부터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까지, 자녀의 손을 꼭 잡고 집회 장소를 찾은 학부모들은 직접 작성한 피켓을 들었다.

피켓에는 "아이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냐", "교육자인가, 장사꾼인가",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사립유치원은 각성하라" 등 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을 강하게 규탄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어 이들은 "교육 자율화보다 교육을 똑바로 하라!", "개학연기 즉각 철회하라!"고 외치며 목청을 높였다.
인터넷 맘 카페에서 집회 개최 소식을 접했다는 한 학부모는 자유발언 시간에서 "지난주 수요일 담임선생님과 통화하면서 '우리 아이를 잘 부탁한다'고 말했는데 다음날 밤에 휴원 안내 문자를 받았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당장 월요일에 일하러 가야 하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며 "정상 개학을 한다 하더라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들을 2년이나 보냈던 유치원이 서슴없이 폐원 통보를 하고 놀이학원으로 전환하는 행태를 보며 분노를 느꼈다"며 "사립유치원이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걸 보며 이 상황을 좌시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폐원 사태를 직접 경험했다는 한 학부모는 "다행히 아이들은 병설 유치원에 모두 수용됐고 통학버스까지 보장받았다"며 "처음부터 정부가 움직인 게 아니다. 학부모들이 똘똘 뭉쳐야만 얻어낼 수 있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시위 현장을 찾은 김한메 전국유치원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이번 일을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들의 삶을 파괴하는 '유아교육 농단'으로 규정한다"며 "만약 개학연기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조만간 서울 광화문에 전국 학부모들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별 유치원 단위로는 직접 피해를 본 학부모가 원고로 나서 유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집회를 마무리하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위치며 인근 도로를 행진했다.
경찰은 30여명을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이날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학연기에 동참하는 유치원이 전국적으로 1천533곳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연기 유치원이 190곳, 이와 관련해 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유치원은 296곳이라고 집계하는 등 조사 결과가 8배 차이나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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