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남북정상회담 필요…군사긴장 높지 않을 것"

이종석 "남북정상회담 필요…군사긴장 높지 않을 것"
"북미, 비핵화 인식·계산법 달라 '하노이 담판' 결렬"
민주당 한반도비핵화특위 초청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김여솔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4일 '하노이 담판'이 결렬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관계에서 갖는 중재자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미 간 중재를 위한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초청 간담회에 나와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합의 결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중재를 부탁했고, 북한 역시 중재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의견 불일치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장관은 한국 정부는 중재자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 '금강산 관광 재개·개성공단 재가동'을 북미 비핵화 논의의 종속 변수에서 분리해 해결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양국간 비핵화 담판이 결렬은 됐지만, 비핵화 진전에 긴요한 몇 가지 자산을 남겼다고 총평했다.
그는 "회담 과정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미진한 상황에서 합의 결렬 배경을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북미간 비핵화 인식이 서로 어긋났고, 계산법이 달랐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미국은 비핵화 전 제재완화에 대한 강한 부정적 인식을 지닌 데다 민생분야 제재를 대북제재의 본질로 인식하는 경향이 엿보였다"면서 "반면 북한은 비핵화 진전과 제재완화의 동시 진행을 주장해 결국 합의가 결렬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합의 결렬이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을 높일 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 지속 의사를 표명한 데다 추가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미 양국이 올해부터 키리졸브(KR: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훈련(FE:Foal Eagle)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고 그는 강조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북한발 선제 군사도발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이 전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정상 간 간접대화에 상시로 참여, 디테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1차 정상회담 때보다 비교적 최소화했다"며 "양국의 사전 실무협상이 한 단계 진화한 것은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이어 "추후 북미 협상의 진전을 위해 한국 정부는 하노이 회담에 앞서 북미 실무협상단이 종전선언 혹은 평화선언에 의견 진전을 이뤘는지, 북미간 연락사무소 개설에 대한 합의는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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