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염윤아, KB 우승 완성한 마지막 퍼즐조각

입력 2019-03-04 14:10  

'대기만성' 염윤아, KB 우승 완성한 마지막 퍼즐조각
"직접 뛰면서 만든 첫 우승, 감회 남달라요"



(청주=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여자프로농구 지난 시즌을 마치고 청주 KB가 부천 KEB하나은행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염윤아(32)를 연봉 2억5천500만원에 영입했을 때 KB와 염윤아를 향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KB는 서른을 훌쩍 넘긴 선수를 너무 비싼 가격에 데려왔다고 비판을 받았고, 염윤아도 과도한 연봉을 요구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염윤아는 그러나 KB에 합류한 첫해인 2018-2019시즌 KB의 정규리그 우승을 합작하며 자신의 가치가 결코 거품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KB가 지난 3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KEB하나은행을 꺾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후 염윤아는 "내가 직접 뛰면서 우승을 해낸 건 처음이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염윤아는 데뷔 첫해인 2006년 우리은행에서 우승을 맛봤다.
당시 벤치 멤버였던 염윤아는 "첫해엔 물 나르다 보니 우승해 있더라. 그때는 그냥 '우승했구나' 이런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프로 데뷔 후 두 번째로 맞은 우승에선 염윤아의 역할이 컸다.
박지수라는 일종의 '치트키'를 보유하고도 정상 등극에 실패했던 KB가 이번 시즌 13년 만에 정규리그를 제패한 데에는 염윤아와 외국인 카일라 쏜튼 영입 효과가 컸다.
특히 염윤아는 KB의 전력을 완성하는 데 마지막 퍼즐조각 같은 선수였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염윤아는 평균 9.2득점, 리바운드 5.3개, 어시스트 3.6개. 스틸 2개로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우승을 확정한 3일 홈 경기에서도 친정팀 KEB하나은행을 상대로 15점을 올리고 리바운드 5개, 어시스트와 스틸도 4개씩을 보탰다.
염윤아는 "웬만하면 청주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마음을 다잡고 나오긴 했지만 하나은행을 상대로 이겨서 기분이 좀 이상하긴 하다. 하나은행 애들이 축하해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선수 개인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기존 KB 선수들에게 코트 안팎에서 미친 영향도 컸다.
박지수는 "선수들끼리 윤아 언니를 '부처'라고 부르다. 성격 자체가 일희일비하는 게 없다"며 "난 좋을 때 확 좋고 안 좋을 땐 또 확 나빠지는 스타일인데 룸메이트 윤아 언니를 보면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주장 강아정도 "궂은일 하는 선수가 많이 없었는데 윤아 언니의 허슬 플레이가 전염이 된다"며 "코트에서 시야도 넓다. 내겐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염윤아의 평정심은 곡절 많은 선수 생활을 겪으며 저절로 쌓였다.
염윤아는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선수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1순위로 프로에 나왔지만 데뷔 이후 오래 벤치를 지켰다.
농구에 재미도, 목적의식도 잃은 염윤아는 2008년 돌연 팀을 나왔다.
역설적이게도 농구를 그만두자 다시 농구가 간절해졌고, 실업팀에서 뛰며 개인 훈련을 하다가 2009년 KEB하나은행의 전신인 신세계 유니폼을 입고 다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KEB하나은행 주축선수가 된 염윤아는 지난 시즌 평균 8.1득점으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한 데 이어 이번 시즌 더 눈부신 활약으로 전성기를 경신했다.
염윤아는 "내 농구 인생을 보면 내가 생각해도 스토리가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의 우승을 위해 그런 과정이 있었던 것 같고, 그걸 참고 이겨내서 부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흔들리지 않는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흔들릴 때 붙잡아준 부모님께 고마움을 전한 염윤아는 "여기 오기까지 참 힘들었는데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잘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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