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무라인 정비하고 본격 '대권 행보' 나서나

입력 2019-03-05 07:00  

박원순, 정무라인 정비하고 본격 '대권 행보' 나서나
'정치적 발언' 커졌지만 '서울시 목소리'는 약해져
정무부시장 교체 맞물려 '책임있는 창구' 구축 필요성 제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3선에 성공하며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무라인 정비에 나서면서 향후 대권 행보를 본격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조만간 정무부시장을 교체한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진성준 정무부시장이 최근 공개적으로 총선 출마 뜻을 밝히면서 박 시장은 현재 신임 정무부시장 후보로 몇몇 인사를 놓고 인선 작업 중이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정무부시장 교체와 함께 서울시 정무라인의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박 시장 세번째 임기의 정무라인이 잇단 주요 이슈에서 존재감도, 단일화된 목소리도 내지 못하면서 '역대 최약체 정무라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3선 이후 SNS 등을 통해 잇따라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정치인으로의 변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그는 여전히 '대권'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손사래를 치지만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그 수위도 강해져 과거와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광폭 행보'라 불릴 정도로 전국 여러 현장을 누비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2일에는 '드루킹 사건'으로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를 면회하고 온 이야기를 SNS에 올리면서 "제가 오히려 힘 받고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그가 하루빨리 우리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에 앞서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모독' 파문과 관련해서는 "결코 있어서는 안될 망언이며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비판했고,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 의혹으로 자유한국당이 공세를 펼치자 "야당의 정치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구태 정치, 막말 정치의 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을 듣는 박 시장이 민주당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정치인 박원순'의 존재감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히는 발언들이다.



그런데 정작 이런 박 시장을 보좌해야 할 서울시 정무라인은 8개월째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정무라인 내에서도 목소리가 흩어지면서 이슈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대권 잠룡'으로 떠오른 박 시장의 공격적 행보에 여러모로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박 시장의 '여의도 통개발' 발언이 나왔을 당시와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국토부와 충돌했을 때, 고교 친환경 무상급식 참여 자치구 발표 혼선과 '을지면옥' 사태로 대표되는 을지로 재개발 재검토, 김부겸 행안부장관과 새 광화문 광장 설계안을 두고 설전을 주고받은 일에 이르기까지 주요 이슈에서 '서울시 목소리'는 매번 순발력이 떨어졌고 우왕좌왕했다. 박 시장이 3선 이후 내놓은 정책들이 잇따라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정무라인은 이를 수습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지난 설 연휴 박 시장이 출연한 TV 예능 프로그램과 관련해 '꼰대'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대처한 방식도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지적을 낳았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정무라인이 늘 약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 바탕에는 정무라인에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부여하지 않고 '출신 성분'이 제각각인 정무라인 내 교통정리에도 소극적인 박 시장의 스타일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시장은 3선 이후 달라진 위상에 어울리지 않게 주변에 "내 말의 파장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다", "사람들이 오해한다", "언론이 도와주지 않는다" 등의 푸념을 종종 한 것으로 전해졌다.
3선으로서 정치적 무게감이 달라진 상황에서 큰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참모진이 제기능을 하는지 등을 점검하지 않은 채 "옛날에는 (언론, 여론이) 이러지 않았다"고 푸념하는 것은 '정치인 박원순'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 섞인 평가를 낳고 있다.
서울의 한 자치구청장은 "3선 이후 박 시장의 위상은 더욱 커졌는데 서울시의 정무적 감각은 너무 약한 느낌"이라며 "박 시장이 정무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에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사안이 벌어졌을 때 시의 입장을 확실하게 대변하는 게 정무라인의 역할"이라며 "그런 점에서 지금 정무라인이 역대 최약체인 것은 맞다"고 평가했다.
서울시 신임 정무부시장은 이르면 이달 중순 발표될 전망이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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