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경로당서 노년의 봄날은 간다

입력 2019-03-05 11:46  

미세먼지로 경로당서 노년의 봄날은 간다
"마스크 쓰고 밭일…봄이 와도 마실 못 나가"

(안성·화성·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마스크 쓰고 밭일하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니에유."
경기도 전역에 초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5일 농촌 지역 노인들은 나빠진 공기질 때문에 생활하기가 더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에서 보내는 공기질 특보에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하라"는 말이 있지만, 집 안에만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다.
안성시 원곡면 성은경로당에서 만난 이순애(84·여)씨는 "이제 막 마늘밭에 풀 뽑고, 텃밭일 시작할 때"라며 "다들 마스크를 쓰고 밭에서 일하는데 숨도 차고 해서 일하는 것도 힘들다"고 전했다.
미세먼지 마스크는 작년 보건소에서 나눠줄 때 받았다고 한다.
그나마 마을 경로당에는 안성시에서 준 공기청정기가 있어, 점심때가 되면 오전 밭일을 끝낸 노인들이 모여 함께 식사한다.
평택시 팽성읍 대안4리 경로당에는 벌써 대여섯 명의 노인들이 모여 있었다.
이종태(77·남)씨는 "평소 같으면 날씨가 따뜻해져서 마실 다닐 때인데 요즘엔 공기가 안 좋아서 다들 경로당으로 모인다"며 "같이 밥 먹고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경로당에 같이 있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화성시 우정읍 원안1리 경로당에도 벌써 10여명의 노인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주민 김모(84·여)씨는 "잠깐잠깐 밖에 나갈 땐 꼭 마스크를 쓰고, 되도록 마실도 안 나가고 있다"며 "이렇게 공기가 안 좋을 땐 대부분 시간을 경로당에서 보낸다"고 말했다.
평택, 화성, 안성시 등 일선 지자체는 미세먼지 민감계층은 만65세 이상 노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경로당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다.
안성시 관계자는 "공기질이 나빠지면 노인들은 생활하기가 더 어렵다"며 "미세먼지 민감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goal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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