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가사집·한양대 구 본관 등록 예고…구 공사 교회는 등록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비통한 감정을 견디지 못해 '절명시'(絶命詩)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독립운동가 매천(梅泉) 황현(1855∼1910)이 남긴 유고와 자료 4건이 일제히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황현 관련 자료인 '매천야록'(梅泉野錄), '오하기문'(梧下記聞), '매천 황현 시문, 관련 유묵·자료첩, 교지·시권·백패통', '대월헌절필첩'(待月軒絶筆帖)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전남 광양 출신인 매천은 젊은 시절 상경해 강위·이건창·김택영과 교유하며 함께 한말 4대 시인으로 꼽혔고, 구례로 돌아간 뒤에는 평생 국운을 걱정하며 책을 읽고 저술 활동을 했다.

친필 원본 '매천야록'과 '오하기문'은 황현의 대표 저서다.
'매천야록'은 흥선대원군이 집정한 1864년부터 일제가 국권을 빼앗은 1910년까지 역사를 정리한 글로, 7책으로 구성됐다. 구한말 위정자들이 저지른 비리와 비행, 일제 침략과 우리 민족의 저항 양상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상세히 기술해 근대사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매천야록' 초고로 추정되는 '오하기문'도 7책으로 이뤄졌다. 오동나무 아래에서 글을 기술했다는 뜻을 지닌 '오하기문'에도 19세기 후반부터 1910년까지 역사적 사실과 의병항쟁을 비롯한 항일활동이 자세히 기록됐다.

'매천 황현 시문, 관련 유묵·자료첩, 교지·시권·백패통'은 그가 지은 친필 시문 7책, 저술·친구들이 보낸 편지·대한매일신보 등 신문을 묶은 유묵과 자료첩 11책, 매천이 1888년 생원시에서 장원급제했을 때 작성한 시험지인 시권(試券)·왕명서 교지(敎旨)·이 자료를 보관한 백패통으로 구성됐다.
절명시가 담긴 '대월헌절필첩'에는 서간과 상량문이 포함됐다. 대월헌은 황현이 머물다 순절한 사랑채 당호다.
황현의 시는 우국충절과 구국애민을 실천하고자 한 지식인의 심정이 잘 표현됐다고 평가되며, 그가 남긴 편지와 신문기사는 당대 지식인의 사고와 동향을 알 수 있는 자료다.
매천과 관련된 자료 중 일부 복제본은 문화재청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4월 12일까지 여는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전 그날'에 공개됐다.

한편 또 다른 항일문화유산인 '윤희순 의병가사집'과 '서울 한양대학교 구 본관'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고, '서울 구 공군사관학교 교회'는 등록문화재 제744호가 됐다.
의병가사집은 대한독립단에서 활동하고 학교를 설립해 민족교육을 시행한 여성 독립운동가 윤희순(1860∼1935)이 의병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지은 낱장 친필 가사를 절첩(折帖) 형태로 완성한 책이다.
이 가사집은 여성 독립운동가 문집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있고, 순한글로 기록해 국어학과 국문학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1956년 대학 본부로 건립한 한양대 구 본관은 외관을 석재로 마감하고 정면 중앙부에 기둥을 일정한 간격으로 세운 신고전주의 양식 건축물이다.
동작구 보라매공원 안에 있는 구 공군사관학교 교회는 1964년 건축가 최창규가 설계했다. 지금은 동작아트갤러리로 사용하며, 삼각형 외관과 수직성을 강조한 내부 공간이 돋보인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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