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은행 부행장 "결혼승낙 받으려면 신용기록 좋게 해라"

입력 2019-03-11 10:54  

中 인민은행 부행장 "결혼승낙 받으려면 신용기록 좋게 해라"
전인대 참석한 천위루 부행장, 중국의 '예비신랑들'에 조언
블랙리스트에 올라 비행기표 살 수 없는 중국인 1천750만명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사귀는 여성의 어머니로부터 결혼승낙을 받으려면 은행 신용기록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
베이징(北京)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 중인 중국 인민은행(PBOC) 천위루(陳雨露) 부행장이 10일 결혼을 앞둔 중국의 '예비 신랑'들에게 한 얘기다.
천 부행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의 어머니들이 이제 자신들의 딸 결혼을 승낙하기 전에 '예비 사위'의 금융 정보를 묻어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천 부행장은 인민은행 신용기록의 사용 사례를 설명하면서 "이제 미래의 장모들은 '당신의 인민은행 신용기록을 보여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기록은 원래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서 개인이나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자료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신용기록은 개인이나 기업의 행동이나 능력 전반을 평가하는, 포괄적인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신용사회 건설을 목표로 인민은행의 신용기록을 토대로 오는 2020년까지 전 국민과 기업의 신용 등급을 점수화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2014년 신용사회 건설을 위한 로드맵인 '사회 신용체계 건설 계획개요(2014~2020)'(이하 신용개요)를 발표했다.
신용개요는 "신용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사회 거버넌스 체제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신용우수자를 격려하고 신용불량자는 옥죄는 상벌 시스템으로 사회의 신의성실 의식과 신용 수준을 높이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신용개요에 따라 현재 12개 주요 도시에서 개인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신용 등급을 점수로 매기고 있다.
신용기록이 좋은 개인이나 기업은 레드리스트에 올려 특별히 우대하고, 기록이 불량한 개인이나 기업은 블랙리스트에 올려 각종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개인은 금융시장에 접근할 수 없으며, 기차나 고속철도표도 구할 수 없다.
중국 국가공공신용정보센터(國家公共信用信息中心)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신용불량자로 비행기표 구매가 제한된 개인이 1천746만명, 고속열차표 구매가 금지된 개인이 54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불량자는 또 프리미엄급 보험상품을 사거나 금융기관의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고, 자녀의 사립학교 입학도 불허된다.
심지어 중국의 일부 법원은 '라오라이(老賴)'라고 불리는 악덕 채무자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한다.
중국 허베이(河北)성 고급인민법원은 올해 초 주변의 악성 채무자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앱을 공개했다.
또 쓰촨(四川)성 허장 현의 법원은 지난해 말부터 영화 상영에 앞서 악성 채무자의 신상을 알리는 영상물을 틀어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아울러 국가공공신용정보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기업 359만 곳이 작년에 블랙리스트에 올라 프로젝트 입찰이나 보안 시장 접근, 토지 경매, 사채 발행 등이 불허됐다.
인권 운동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엄격한 신용관리 제도에 대해 개인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자의적인 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