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포함안돼…선거결과 발표(종합3보)

입력 2019-03-12 19:09  

北김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포함안돼…선거결과 발표(종합3보)
김여정 당선 확인…리용호·최선희 등 외교라인 실세도 첫 진입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정빛나 홍국기 정성조 기자 = 북한이 5년 만에 치른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당선자 명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함되지 않았다.
남쪽의 국회의원 격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북한 최고지도자가 겸직하지 않는 것은 북한 정권 역사상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이처럼 이례적인 결정을 내린 이유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중앙선거위원회가 12일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당선자 68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 직후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TV가 전체 당선자 명단을 공개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처음 치른 2014년 3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는 '111호 백두산선거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선거 하루 만에 김 위원장의 당선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뒤 이튿날 전체 당선자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지난 10일 선거를 치른 지 이틀 만에 전체 명단이 발표될 때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을 대의원 후보로 추대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대의원에서 빠진 것은 그가 집권 후 추진해온 '정상국가화'를 자신의 정치적 지위에도 적용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상국가를 지향한다는 관점, 소위 말해 권력의 분립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권수립 이래 최고지도자의 (대의원) 미선출은 최초"라며 "구체 배경은 추후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은 '제5호 갈림길선거구'에 당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부부장은 앞서 2014년 실시된 제13기 대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2016년 최고인민회의 회의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사망 등으로 결원이 생긴 대의원 자리에 보선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선거를 통해 대의원에 정식 진입하면서 김 위원장의 동생이면서 '핵심 측근'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와 함께 대미 외교와 핵 협상에 관여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외교·대남라인 실세들이 대의원에 처음 진입했다.
김능오 평양시 당위원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리일환·최동명 당 부장, 장룡식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 김정은 체제 들어 본격 등용된 '신실세'들도 대의원에 새로 포함됐다.
현재 병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광호 당 부위원장도 당초 예상과 달리 14기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단 통일부는 동명이인 여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17년 10월 선전선동부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진 박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3일(중앙통신 보도일 기준) 이후 4개월가량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대의원 진입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중앙선거위원회는 이날 이번 선거에서 전체 선거자 99.99%가 선거에 참여해 100%의 찬성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세대교체 혹은 '물갈이 인사' 등 북한 권력 구조 변화가 가시화되는 계기이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비중이 큰 행사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14년 3월 9일 치러진 13기 대의원 선거 이후 5년 만으로, 선거를 계기로 '김정은 2기'가 정식 출범하게 된다.
13기 선거 당시 대의원 교체율은 55%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약 50%(통일부 추산)로, 지난번보다 교체율은 다소 낮아졌다.
새롭게 꾸려진 14기 최고인민회의는 다음 달 초순 첫 정기회의를 열고 국무위원회와 내각 등 국가기구 인사와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의 정책방향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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