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주연 '우상' '생일' 2주 간격 개봉…"색깔 전혀 달라요"

입력 2019-03-12 11:30  

설경구 주연 '우상' '생일' 2주 간격 개봉…"색깔 전혀 달라요"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설경구가 주연한 영화 '우상'과 '생일'이 2주 간격으로 관객을 찾는다.
이달 20일을 개봉하는 '우상'은 한 사건에 얽힌 세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이며, 다음 달 3일 선보이는 생일'은 세월호 아픔을 다룬 영화다.
설경구는 공교롭게 둘 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를 연기했다.
'우상'에서는 장애가 있는 아들이 뺑소니 교통사고로 숨지자, 아들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찾아 나서는 유중식 역을 맡았다.
'생일'에서는 2014년 4월 16일 사고로 아들을 떠나보낸 정일로 출연한다. 아들이 세상을 떠나는 날 가족 곁을 지키지 못한 정일은 아들을 위해 특별한 생일을 준비한다.

지난 11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설경구는 "제가 출연한 영화가 한 달에 두 편 개봉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두 작품의 색깔은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설경구는 "처음 '우상'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인물들의 행동과 선택이 이해가 안 갔고, 답답했다"면서 "그런 답답함을 풀고 싶어서 출연했다"고 말했다.
"중식과 아들 부남은 이웃도 없이 둘만의 견고한 성을 쌓고 살아온 부자지간이에요. 둘만 살다 보니 서로 닮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흥분하거나 그럴 때 아이 같은 소리를 내는 등 중식을 통해 부남의 소리도 내려고 했죠."
중식은 아들의 죽음으로 견고한 부자의 성이 무너지자 좌절한다. 그런 그 앞에 또 다른 핏줄이 나타나고, 중식은 새로운 성을 쌓으려 잘못된 선택을 한다.

영화는 중식이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아들의 죽음을 확인하는 게 첫 장면이다 보니 감정을 천장까지 끌어 올린 상태에서 시작해야 했어요. 성이 깨진 뒤 어찌할 바를 몰라 불안해하는 중식을 연기하다 보니 늘 숨이 차 있었죠."
설경구는 "세 인물 중 가장 뜨겁게 시작해서 가장 차갑게 끝나는 인물"이라며 "그래도 유일하게 작은 깨달음을 얻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유중식은 아들과 함께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나온다. 설경구는 "장애를 가진 아들을 잃어버리거나 할 때 머리색으로 찾거나, 사람들 눈에 바로 띌 수 있게 하려는 아버지의 마음"이라며 "아들과 동질화를 위해 함께 염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극 중 인물들의 집요함과 맹목적 행동은 선을 넘는다"면서"옳은지 그른지,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른 채 맹목적으로 폭주하는 것이 우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한쪽 다리를 다쳐 절뚝거린다. "어느 쪽 다리가 불편한지 헷갈릴까 봐 한쪽 신발 속에 병뚜껑을 넣고 연기했어요."

설경구는 함께 출연한 한석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석규는 아들이 낸 교통사고로 위기에 몰리는 정치인 구명회로 출연했다.
"제가 영화를 처음 할 때 석규 형의 위치는 유일하게 투자가 되는 배우였어요. 영화판에서 모든 시나리오는 석규 형에게 갔죠. 꽤 긴 시간을 혼자 버틴 큰 인물입니다. 우상이라면 우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오로지 석규 형만 바라보고 있었을 때가 있었으니까. 요즘은 석규 형도 좀 변한 것 같아요. 예민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굉장히 털털하더라고요. 촬영 현장이 가끔은 진 빠지고, 짜증도 나는 그런 현장이었는데, 석규 형이 나서서 전체를 진정시켰죠. 실없는 소리도 많이 하더라고요. 하하."
그러면서 설경구는 "저는 (석규 형과 달리) 예민한 연기를 할 때는 예민한 상태로 있어야 한다"면서 "한번 풀어졌다가 망한 적이 있다"며 웃었다.
그는 "제가 좀 더 괴롭고 힘들게 접근해야 그나마 표현이 되는 것 같다"며 "즐기는 것은 제 체질이 아닌 것 같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연기 역시 맹목적이고 집요해야 하지만, 사실 그 답은 모르겠다"면서 "나이 먹으면 조금 나아져야 하는데, 도무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생일'은 그가 '우상' 촬영을 한 달 먼저 끝내고 곧바로 들어간 작품이다. 꼭 하고 싶은 마음에 바쁜 스케줄을 조정해 출연했다. 완성본은 아직 언론에 공개되기 전이다. 설경구는 "세월호는 온 국민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참사로, 이 작품은 관객 모두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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