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냉면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손바닥문학상 수상작품집 = 한겨레21이 공모해온 '손바닥문학상' 10년간의 대상 수상작과 가작 4편을 선별해 담은 작품집.
2009년 '세상의 뺨을 때리는 손바닥을 찾습니다'는 문구 아래 시작한 '손바닥문학상'은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주제나 소재로 다루는 작품을 찾는다.
논픽션과 픽션의 구분도 없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 있는 경험과 인식, 사회적 의제를 얼마나 현실감 있게 글 속에 녹여내느냐가 심사 기준이다.
1회 대상 '오리 날다'와 10회 대상 '파지' 등은 '노동' 문제를 모티프로 삼았고, 2회 대상 '벌레', 6회 대상 '춘향이 노래방' 등은 각 세대의 팍팍한 자화상을 보여줬다.
소수자를 다룬 작품, 새로운 시선을 보여준 작품도 있고, 9회 대상 '경주에서 1년' 등은 논픽션이다.
한겨레출판. 344쪽. 1만4천원.

▲ 명인 =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또 다른 명작.
1938년 6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바둑의 명인 혼인보 슈사이의 생애 마지막 은퇴 대국을 기록한 책이다.
65세 명인이 30세 젊은 신성과 벌인 일전을 가와바타는 동행 취재하면서 연재했고, 이후 1954년까지 소설로 집필했다.
'명인'은 대국의 내용만을 담은 단순한 관전기가 아니라 반년 동안 이어지는 명인의 마지막 대국 한 수, 한 수를 가와바타 야스나리라는 거장이 풀어나간 예술적 기록이다.
가와바타는 바둑에 대한 애정과 명인에 대한 존경을 담아 명인의 생사를 건 승부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41개 장은 각각 단편소설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뛰어난 완결성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출간됐다가 1992년 절판된 바 있다.
유숙자 옮김. 메리맥. 208쪽. 1만4천원.

▲ 냉면 = 2018 가을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 수상 작품집.
곽재식, 김유리, 범유진, 전건우, dcdc가 문제적 음식 '냉면'에 대해 쓴 다섯 가지 이야기를 한권에 담았다.
장르 문학계에서 뜨겁게 주목받는 작가 5인이 참여한 이 작품집은 부산에서부터 남극까지, IMF 시절부터 근미래까지 장소와 시대를 넘나들며 냉면을 이야기한다.
'A, B, C, A, A, A', '혼종의 중화냉면', '남극낭만담', '목련면옥', '하와이안 파인애플 냉면은 이렇게 우리 입맛을 사로잡았다' 등 제목 또한 작가들 각자의 다채로운 매력을 잘 나타내준다.
'남극 대륙에서 냉면 한 그릇을 먹으려다 이 모든 시련과 불운 그리고 고통을 겪게 되리라는 것을 과연 그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어요?'('남극낭만담' 부분)
안전가옥. 284쪽. 1만3천원.

bookman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