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예산 103억원 투입해 2천500개 개선…어렵거나 오류 있는 안내판 등 대상
가이드라인 배포하고 지자체별 시민자문단 운영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전문용어가 많아 읽기 어렵고 재미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문화재 안내판 2천500여 개가 올해 쉽고 흥미롭게 바뀐다.
문화재청은 13일 지자체 신청을 받아 전국 1천392개 문화재에 있는 안내판 2천500여 개를 개선한다고 밝혔다.
변경 대상은 어려운 단어와 문장이 있고 번역 오류가 발견돼 설명 내용을 바꿔야 하거나 낡아서 교체 필요성이 제기된 안내판이다. 분량이 많고, 오자와 탈자가 있는 안내판도 바꾼다.
올해 안내판에 투입하는 전체 예산은 103억원이다. 이해하기 쉽고, 국민이 알고 싶은 정보로 채워 유용하며, 지역 고유 역사문화를 이야기로 풀어내 흥미로운 안내판으로 개선하는 게 목표다.
김계식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문가가 지정 보고서를 바탕으로 안내문을 작성하면 안내판을 본 사람이 내용을 오래 기억하지 못한다"며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춰 개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고궁과 조선왕릉, 고도(古都) 경주·부여·공주·익산에 있는 안내판을 조사해 190개를 정비했고, 조선왕릉 명칭에 무덤 주인을 병기하도록 했다.
아울러 국민 참여 행사를 통해 안내판 355개에 문제점이 있다는 의견을 받아 166개를 올해 개선 대상에 포함했다.
지난 1월에는 안내문 작성 요점과 지침, 실무자에게 도움이 되는 질문과 답변, 안내문 작성 사례를 수록한 '사례로 보는 문화재 안내문안 작성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했고, 오는 22일에는 지자체 담당자와 안내문 집필진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한다.
가이드라인이 정리한 작성 요점은 '쉬운 용어로 간결하게 적는다',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그림과 사진을 활용한다', '문화재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내용을 적는다', '역사적 사실과 맞춤법이 맞는지 꼼꼼하게 점검한다' 등 5가지다.
안내문 개선 사례로는 "석탑은 불사리 신앙을 바탕으로 발생한 불교 특유의 조형물"을 "석탑은 부처의 유골을 모신 조형물로, 실제 유골이 없는 경우에도 상징적으로 부처를 모신 곳으로 여겨진다"로 바꾸는 안이 제시됐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 안내문 작성 시 참고할 만한 '영문 표기 용례집'은 별도로 개정할 방침이다.
시민이 안내문 작성과 검토에 참여하는 자문단도 지자체별로 운영한다.
학력과 나이 제한 없이 안내판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 구성한 자문단은 안내문 난도와 흥미성을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안내문 감수는 국립국어원, 국어문화원,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진행한다.
온라인 사업으로 안내판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를 상반기에 구축하고, 누리집에 오류신고센터를 개설해 수시로 의견을 접수한다.
이예나 문화재청 사무관은 "시민자문단은 지자체가 만든 초안에 대해 의견을 낸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지적이 많을 것"이라며 "올해 개선하는 안내판 외에도 전국에 1만여 건의 안내판이 더 있다. 나머지 안내판도 문안, 배치, 규모, 관리실태를 점검해 개선이 필요하면 즉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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