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대 연구진 보고서…암세포 전이 연구 '청신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새총(slingshot)과 비슷한 원리로 탄력을 이용해 도약하듯이 움직이는 '세포 이동' 방식이 미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처음 발견했다.
이 발견은 다른 기관이나 조직으로 급속히 퍼지는 악성 암세포 전이와 손상된 조직의 복구 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의 브렌든 베이커 의생물공학 교수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특정 세포들의 이런 특이한 움직임을 발견한 사람은, 베이커 교수의 지도를 받는 윌리엄 왕 박사과정 연구원이다.
그는 암과 같은 질병에서 세포의 확산을 방해하거나 촉진하는 '기질 조직(stromal tissue)'의 특성을 연구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포들이 주변 섬유조직을 잡아당긴 다음 그 탄력을 이용해 튕겨 나가듯이 전진하는 걸 관찰했다. 놀랍게도 그 빠르기는 이전에 보고된 최고 속도의 5배를 넘어섰다. 그 독특한 세포 움직임이 마치 새총을 쏘는 것과 흡사해 '새총 이동(slingshot migration)'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왕 연구원은 "처음엔 하나의 세포만 발견했는데, 다른 여러 형태의 세포가 똑같은 이동방식을 취하고, 그 속도도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걸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페트리 디시(실험용 접시)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 '새총 이동'을 세밀히 보기 위해 생명공학기술이 접목된 현미경 관찰용 '3D 섬유질 비계(bioengineered 3D scaffolds)'를 만들기도 했다.
연구팀이 이 발견이 주목하는 건, 악성 암세포의 이동을 차단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체 기관은 주머니(sacs), 관(ducts), 샘(glands) 등의 기능적 요소와 혈관 망을 떠받치는 주변의 교원질 조직으로 나눠진다. 통칭해서 전자를 '실질(parenchyma)', 후자를 '기질(stroma)' 또는 '간질'이라고 한다.
이 '실질'에 남는 암세포는 보통 외과적 절제술로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암세포가 '기질'로 전이하면 훨씬 더 위험해져 환자의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베이커 교수는 "암 환자의 생명을 앗아가는 건 암세포의 전이"라면서 "그렇게 되려면 암세포가 실질에서 떨어져 나와 섬유질 간질을 통해 혈관이나 림프관 또는 림프계에 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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