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민족과 인류 사이 딜레마에 놓였다"

입력 2019-03-19 11:34  

"방탄소년단, 민족과 인류 사이 딜레마에 놓였다"
학술지 '문화/과학', 방탄소년단 신화 조명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 팬덤 현상의 바탕에 민족과 인류 사이 딜레마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방탄소년단 신화를 기획으로 다룬 계간 학술지 '문화/과학' 봄호에 실은 글 '방탄소년단 현상'에서 "방탄소년단 현상은 겉으로 보기에 수미일관하고 매끈하지만 사실상 기저에 민족주의와 현실 국가체제의 균열을 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과거에 이른바 '광복절' 티셔츠를 착용한 사실이 알려져 일본에서 비판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지민이 원폭 티셔츠를 입은 의도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는 방탄소년단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교착 상태에 있음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즉 지민이 논란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이전에 소속사가 포장한 '심오한 철학자'의 이미지를 배반하고, 반대로 비판을 예측했다면 세계에서 인정받는 보편적 상품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방탄소년단은 다른 아이돌과 달리 좀 더 진지한 아이돌로 자신들을 네이밍하고자 했다"며 "다른 아이돌의 개념 없는 행동과 비교해 방탄소년단의 행동은 확실히 충실한 한국인으로서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런 진정성은 오히려 세계시민주의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방탄소년단 현상은 민족과 결합해서 출몰하는 낯선 풍경의 내면"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방탄소년단 신화에 관한 글에서 방탄소년단 인기를 한국인들이 그룹만의 쾌거가 아니라 국민의 영광으로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문화민족주의 프레임 안에서 우리로 하여금 방탄소년단을 알고 그들의 위용을 각인케 하는 것은 그들의 음악과 퍼포먼스, 메시지가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는 각종 지표"라며 "방탄소년단 효과는 지표의 감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점에서 기호체계의 신화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좀처럼 식지 않을 것 같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열풍은 어느덧 청년이 된 케이팝 역사에서 또 다른 문화적 전환점을 보여준다"며 "케이팝 문화자본의 생산과 재생산의 중심에 있는 방탄소년단이 경제 논리에 온전히 귀속된다면, 그 문화자본은 지속성을 갖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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