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키맨인 울산경찰청 현직 경찰관은 검찰서 1년째 소환 안 해
김 전 시장 비서실장 불기소 처분으로 '경찰의 정치수사' 논란 재점화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검찰이 직권남용 혐의를 받았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을 최근 불기소 처분하면서 '경찰이 정치수사를 했다'는 논란이 1년여 만에 재점화한 것과 관련, 또 다른 핵심 사건으로 꼽히는 김 전 시장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수사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소된 현직 경찰관 A씨가 사건 해결 열쇠를 쥔 '키맨'으로 꼽히는데, 검찰이 1년 가까이 A씨를 소환조차 하지 않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지 않아 그 배경에 의문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지방경찰청은 '아파트 시행권을 확보해 주면 그 대가로 30억원을 준다'는 내용의 용역계약서를 작성한 뒤, 시장 동생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김 전 시장 동생 B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방선거용 기획수사이자 표적수사'라고 반발했던 한국당은 지난해 3월 "애초 B씨 사건을 담당하던 수사관이 2017년 10월 A씨로 교체됐는데, A씨는 3년 전 해당 사건과 관련해 부정청탁과 협박을 일삼은 인물이다"라고 주장하며 담당 수사관 A씨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이어 김 전 시장 비서실장의 형인 C씨도 "2015년 3월 파출소 소속 경찰관인 A씨가 찾아와 B씨와 건설업자 간 작성된 30억원짜리 용역계약서를 내밀면서 '일이 업자 쪽에 유리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시장 동생이 힘들어지고 당연히 시장 비서실장인 당신 동생도 힘들어진다'고 했다"면서 "A씨는 한 차례 더 찾아와 '일이 잘 해결돼야 동생도 좋으니 동생에게 잘 말해달라'고 협박과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C씨는 "당시 A씨는 건설업자 청탁을 받고 나를 찾아온 것"이라면서 "업자 청탁으로 협박이나 일삼던 경찰관이 해당 업자의 고소·고발사건을 수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폭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황 증거로 A씨에게 받은 청탁성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이후 C씨는 협박 등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A씨와 B씨에 대한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면, A씨의 협박이나 B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수사는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최초 B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낸 인물이자 과거 A씨에게 C씨에 대한 협박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가 다른 사기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되면서, A씨에 대한 조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검찰이 고소장 접수 1년이 지나도록 A씨를 한 차례 소환하지도 않는 등 수사는 애초 예상보다 상당히 지연되는 모양새다. 덩달아 B씨 사건 수사 역시 미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최근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의 냉각 기류, 특히 울산에서 정치수사 논란과 검찰의 고래고기 환부를 놓고 이어지는 검경 기싸움, 김 전 시장 관련 수사결과가 지역을 넘어 중앙 정치권에 미칠 파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찰이 수사 속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지검은 "피고소인 A씨는 별도 인지 절차 없이 피의자처럼 조사할 수 있는 수사대상자가 맞다"면서 "아직 소환하지 않았을 뿐,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울산지검은 "B씨 사건을 포함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사건, 추가로 예상되는 고소·고발 사건 등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수사하고 있다"면서 "여러 의혹 제기나 비판에 건건이 대응하기보다는 수사기관으로서 합리적인 수사결과로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부적격 수사관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3월 수사업무에서 배제됐으며, 같은 해 8월 다른 부서로 발령돼 현재 업무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경찰청 측은 "음주운전 등 명확한 혐의가 있으면 감찰에 착수하지만, 다툼의 여지가 있는 형사사건은 수사결과가 나와야 감찰할 수 있다"면서 "A씨 사건의 경우 아직 검찰에서 수사개시 통보도 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감찰을 벌이거나 대기발령 하는 등 불이익을 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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