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中·러와 밀착·美는 유럽에…하노이결렬후 '우군 다지기'

입력 2019-03-20 17:34  

北은 中·러와 밀착·美는 유럽에…하노이결렬후 '우군 다지기'
비건 美대표, 英·佛·獨 상대 '제재 유지' 강조…대북 압박 행보
北, 러시아와 '경협 프로젝트' 논의…中·러와 정상외교 가능성도 '솔솔'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냉각기가 길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양국이 자신들의 우방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조짐이고 미국은 한국·일본과의 협의를 거친 뒤 유럽 주요국과 만나 대북 압박에 나서는 분위기다.
양국이 '포스트 하노이' 중장기 국면에 대비한 진용 갖추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실무협상 미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독일의 카운터파트들과 만났다.
논의의 방점은 '대북제재 유지'에 찍힌 것으로 보인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독일 외무부는 주자네 바우만 독일 외무부 군축·군비통제국장과 비건 대표의 회동 사실을 전하면서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는 한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외무부도 리처드 무어 영국 외무부 정책국장과 비건 대표와의 회동 사실을 전하면서 영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미국이 제재 유지를 통해 대북 압박의 고삐를 다시 조이려는 모양새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건 대표가 지난 14일 뉴욕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15개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제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기조를 재확인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앞세워 핵·미사일 실험 재개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협상중단 고려'를 거론하는 한편 '배후'격인 러시아 및 중국과의 교류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러시아 상원 대표단은 북한을 방문해 북한 대외경제성 인사들과 만나 협력 프로젝트들을 논의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단을 이끄는 올렉 멜니첸코 상원의원에 따르면,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러-북 연결 자동차 전용 교량 건설, 러시아 내 북한 상품관 개설 등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틀 내에서 추진할 수 있는 사업들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행보는 대북제재가 단시일 내에 해제되지 않을 것임을 감지한 북한이 '대안'을 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세기를 이어 발전하는 조로(북러) 친선협조 관계'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에서 "현시기 조로 친선협조 관계는 쌍방의 이익에 부합되고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베트남 방문을 언급하면서 "사회주의 나라들과 단결과 협조를 강화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 정부의 일관한 입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은 또 5월 20일부터 24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2019 춘계 국제 상품 전시회'에 중국 기업이 대거 참여해 달라고 최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과의 경제 교류를 늘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중·북러 간 정상외교 가능성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북·중 수교 70주년과 김 위원장의 4차례 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태양절(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내달 15일을 전후해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 민영 인테르팍스 통신은 지난달 초 복수의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시베리아 부랴티야 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에서 올해 봄에 러·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제사회를 향해 자신들의 입장을 강변하는 '여론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의에서 일림 포블레티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모든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만이 북한이 안전, 번영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용철 북한 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은 15개월 동안 핵실험,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는데도 전면적 제재가 유지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미국을 향해 "강도 같은 태도"라고 비난했다.
transi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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