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남영동 민주주의 포럼서 이길호 프랑스 낭테르대 박사 발표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를 이전의 혁명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시위 참가자나 그들의 슬로건은 좌우를 넘나듭니다."
이길호 프랑스 낭테르대학교 정치사회과학연구소 박사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연 제1회 남영동 민주주의 포럼에서 '프랑스 노란 조끼: 운동에서 혁명까지'를 주제로 노란 조끼 연속집회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소개했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노란 조끼 집회는 이후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해 서민경제 제반 현안으로 의제를 확장해왔다.
이 박사는 먼저 "프랑스에서는 운전자가 차 안에 노란 조끼를 의무적으로 비치해야 한다"며 노란 조끼의 일상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유 가격 인상에 따라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한 대도시가 아닌 중소 외곽도시, 농촌 지역의 아주 평범한 사람들, 소득으로 따지면 중하층에 걸친 사람들이 시위에 많이 참여했다"며 "누군가에게는 유류세 인상이 작은 부담일 수 있지만, 이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노란 조끼를 1789년 프랑스 혁명이나 '68혁명'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번 사태는 이전의 혁명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노란 조끼 운동은 주동자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을 통해 번졌다는 점에서도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노란 조끼 시위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참가자나 그들의 슬로건이 극좌부터 극우까지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이라며 "전통적 의미의 정치 집단이나 노조 등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노란 조끼 시위는 평범한 서민들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어려움을 예측하고, 지배계급의 이익이나 담론을 거부하는 운동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4시에 국내외 민주주의의 주요 동향과 과제에 관한 의견을 공유한다.
정진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은 "국가 폭력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얘기한다는 점에서 뜻깊고, 감회가 남다르다"며 "이 포럼이 위기에 빠진 세계 민주주의와 사회의 새 희망을 논의하는 귀한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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