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매케인 공격에 공화 '부글부글'…美여권 균열 수면위로

입력 2019-03-22 08:46  

트럼프의 매케인 공격에 공화 '부글부글'…美여권 균열 수면위로
국가비상사태 무력화 결의안 상원 통과에 이어 원심력 확대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여당인 공화당 간에 균열이 점점 표면화하고 있다. 고인이 된 존 매케인 전 미국 상원의원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멈출 줄 모르는 '뒤끝 공격'을 놓고 공화당 내부가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최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가결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매케인 공격'으로 여권 내 동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원심력이 커지는 흐름이다.
첫 임기 후반기를 맞아 재집권 플랜 가동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여당의 결속력 이완이 국정 동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재선 가도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초읽기에 들어간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 공개와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발(發) 견제 공세 강화 등으로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튼튼한 방어벽을 쳐줄 공화당의 울타리가 절실한 상황이어서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매케인 공격으로 상원 공화당 인사들과의 긴장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매케인 전 상원의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폄하적 공격이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언짢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 영웅'이자 미국의 보수진영을 떠받치는 한 축이었던 고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적인 '모욕적 언사'가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여권 내에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르윈스키 스캔들' 수사를 했던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가 '트럼프 X파일'의 언론 공개에 매케인 전 의원이 연루됐던 일을 거론, "매케인으로서는 아주 어두운 얼룩"이라고 하자 "(매케인에겐) 이보다 더 나쁜 얼룩들도 많았다"는 트윗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고인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공화당 내에서 2012년 대선주자였던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의원 등 지도부 내지 중량급 거물 정치인들까지 선봉에 서서 공개적 '경고음'을 날리며 제동을 걸었지만 허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설을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전날 오하이오주 연설에서는 매케인 전 의원의 장례절차와 관련해 잘못된 팩트를 제시하면서까지 비난 공세를 퍼붓기에 이르렀다.
매케인 전 의원이 생전에 원했던 방식의 장례식을 치르도록 승인해줬음에도 불구, 유가족 측으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었지만, 미언론들은 대통령이 의원 장례식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당내 반발 기류는 '공화당의 반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간판 공약'인 멕시코 장벽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휴짓조각'으로 만들려는 결의안이 지난 14일 상원 본회의를 통과한 지 불과 며칠 안 돼 일어난 것이라고 더 힐은 전했다.
상원의 결의안 가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후 첫 '거부권 행사'로 이어진 바 있다. 더욱이 이 결의안 가결은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끝내는 내용의 결의안이 상원에서 가결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더 힐은 "결의안 가결로 수면으로 떠 오른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긴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매케인 비난 행태로 인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내 대표적 반(反)트럼프계 인사인 제프 플레이크 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채찍질을 가해 마땅하다"는 취지로 말한 조니 아이잭슨(조지아) 상원의원의 발언을 언급, "조니 같이 유하고 점잖은 사람이 이 정도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멀리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른 상원 공화당 인사들도 잇따라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에 있을 상원 선거에서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 상당수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등지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당내 반발이 당장 전면적으로 확산할지는 미지수라고 더 힐은 보도했다.
실제 매케인 전 의원의 지역구를 승계한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만 하더라도 "모두가 그(매케인)와 그의 가족에게 그들이 누려 마땅한 존경과 흠모, 평화를 보내야 한다"면서도 내년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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