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강원도의 일자리 상생…실질임금 인상 '안심공제' 안착

입력 2019-03-24 08:00  

[통통 지역경제] 강원도의 일자리 상생…실질임금 인상 `안심공제' 안착
'상생 2탄'은 근로자복지 제고…일자리재단 연내 출범



(춘천=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 강원도 춘천의 한 건설구조물 조립·시공업체.
대표 K 씨는 구인난에 직면해 회사를 수도권으로 옮길까, 해외로 이전할까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근로자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이 업체에서 10년가량 근무한 30대 초반 숙련자인 P 주임이 이직을 고려했을 정도다. 타지역보다 낮은 임금과 미흡한 사내복지 때문이다.
'열악한 근로여건→이직→구인난→수익 감소→근로여건 저하'의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지난 2017년 강원도 내 청년(15∼34세) 2만1천166명이 수도권 등으로 전출한 데는 이런 이유가 컸다.
지역 경제는 발전동력을 잃어갔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 현상까지 겹쳐 상황은 더 악화됐다.
강원도가 '강원도형 일자리 안심공제'를 도입한 것은 이런 급박한 사정과 맞물려 있다.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선 무엇보다 적정 수준의 근로자 임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노·사·정이 조금씩 힘을 보태는 상생 모델을 통한 해결방안 모색인 셈이다.

◇ 북유럽 '겐트시스템' 도입…전국 첫 노·사·정 상생 모델
'일자리 안심공제'는 복지선진국인 북유럽의 실험보험제도 겐트시스템을 본뜬 것으로, 도내 중소·중견기업과 근로자가 매월 각 15만원을 공 동 적립하면 도와 시군이 추가로 20만원을 적립해주는 것이다. 5년간 적립 후 이자를 제외한 3천만원을 일시 또는 분할 지급한다.
이는 근로자의 실질임금을 인상하는 효과를 가져와 잦은 이직과 구인난, 회사·근로자의 탈(脫) 강원도 등을 완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이다.
도는 이를 위해 2017년 일자리과를 신설하고 노동계, 사용자, 민간 등이 참여하는 노·사·민·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처음 도입한 이 정책은 모범사례로 주목받아 전국 지자체 대상 정부평가에서 우수·최우수·대상을 받았다.

실제 '일자리 안심공제'를 통해 도와 기업이 매월 적립하는 35만원은 전국대비 40만원이 적은 도내 평균임금 대부분 충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회사들도 5년 이상 장기 재직을 유도할 수 있어 경영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도는 지난해 60억4천500만원을, 올해는 144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전을 고민하던 춘천 K 대표는 직원들을 공제에 가입시키고 계속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P 주임도 이직 생각을 접었다.
동양시멘트에서 이름을 바꾼 삼척 삼표시멘트는 근로자 584명 중 도에 주소를 둔 427명이 단체로 올해 신규 청약했고, 2015년 경기도 반월공단에서 원주 기업도시로 이전한 진양제약도 근로자의 안착을 위해 지난해 39명에 이어 올해 30명을 추가 신청했다.
시범실시 시기인 2017년에 1천903명이 신청, 483명이 청약했던 것이 본격 시행에 들어간 지난해엔 2천531명이 새로 청약, 총 3천14명이 가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계약유지율이 91%(2천741명)에 달했을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올해 목표는 신규 3천 명이나 벌써 2천773명이나 신청했고, 누적 신청기업도 1천346개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사업주와 근로자 2천42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각각 87.7%와 84.4%가 만족하다고 응답했다. 선호도에서도 사업주 90.7%, 근로자 90.1%가 높은 점수를 줬다.


◇ '상생 2탄'은 근로자복지 제고…일자리재단 연내 설립 추진
도는 지난해 3월 '강원도 일자리공제조합 설립 및 지원 조례'를 공포한 데 이어 5월엔 '강원도 일자리공제조합'을 설립했다. '일자리 안심공제' 도입에 이은 근로자복지 제고를 위한 '상생 2탄'이다.
건강검진 실시와 숙박시설 이용 할인, 장례서비스, 제휴카드 포인트 도입 등 부가서비스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도는 한발 더 나아가 연내 출범을 목표로 '강원도 일자리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비영리 사단법인인 조합의 한계, 겐트시스템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각 기관에 분산된 일자리 업무 통합 및 중복기능 제거 등으로 수요자 중심의 일자리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도 관계자는 "일자리재단은 공제사업과 공제조합, 일자리 관련 기관·단체 기능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상생 모델의 완성단계"라며 "앞으로 5년 내 10만명(공제회원 1만명, 일반회원 9만명)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limb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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