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니·신용목 등 주목받는 현대시인 소시집 시리즈 발간

입력 2019-03-26 06:01  

이제니·신용목 등 주목받는 현대시인 소시집 시리즈 발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세번째 컬렉션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이제니·신용목 등 한국 시 문학의 한복판에서 주목받는 시인들의 시와 에세이를 묶은 소시집이 독자들을 만난다.
출판사 현대문학은 새로운 한국 문학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세번째 컬렉션을 출간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컬렉션은 이제니·황유원·안희연·김상혁·백은선·신용목 등 월간 '현대문학' 2018년 7월호부터 12월호까지 작가 특집란에 소개된 바 있는 여섯 시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젊은 에너지와 각자의 개성을 무기로 한국 시 문학의 중심으로 진입해 절정기를 이끄는 선두 주자들이다.
표지는 설치와 조각을 주로 하는 구현모 작가의 매혹적인 드로잉 작품들로 이뤄졌다.
발군의 언어 감각으로 열정적인 독자층을 확보한 이제니 시인은 이번 시집 '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에 26편의 시편을 담았다.
고독한 독백의 하얀 시공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의미들이 생겨나는 시적 과정 자체를 한 편 한 편의 시로써 온전하게 써 내려간다.
'아직 쓰이지 않은 종이는 흐릿한 혼란과 완전한 고독과 반복되는 무질서를 받아들인다. 손가락은 망설인다. 손가락은 서성인다.'('있지도 않은 문장은 아름답고' 부분)
제34회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황유원은 이번 '이 왕관이 나는 마음에 드네'에서 이국적이고 거친 정서들을 시적으로 정제해 진지하지만 자신만만한 시 세계를 펼쳐내 보인다.
'저마다 한 왕국의 왕이 된 우리를 위해 / 창밖으로 비가 퍼붓는 동안 / 길 위에는 무수히 많은 왕관들이 생겨났다 사라져가고 있어'('블루스를 부를 권리' 부분)
제34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안희연 시인은 두번째 시집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을 핀 시리즈로 출간한다.
섬세하고 신선한 시선으로 죽음과 시간에 감춰진 비의, 부재하는 것으로부터의 자기 발견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 23편이 수록됐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 기울어지는 하늘을 보았다 // 마지막 나무가 뿌리 뽑혀 / 달의 뒤편으로 끌려가는 것을 // (…) // 밤을 배운 적 없어도 우리는 이미 밤을 알고 있었다'('발만 남은 사람이 찾아왔다' 부분)
개인의 실존적 조건을 자기만의 언어로 형상화해온 김상혁은 이번 '슬픔 비슷한 것은 눈물이 되지 않는 시간'에서 개인의 다양한 감정과 관계가 어떻게 시가 되는지 보여준다.
'나는 수박을 들고 무더운 길을 걷는다. 이 수박이 특별한 맛을 냈으면 좋겠다. 수박이 우리의 오전을 오후로 금방 바꾸어주면 좋겠고, 그래서 네가 오늘과 여름을 미워하지 않으면 좋겠다.'('이 수박을 들고 너를 찾아가고 싶다' 부분)
백은선은 두번째 시집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에서 다채롭고 유려한 리듬을 가진 긴 호흡의 장시를 통해 펼쳐 보여온 시 세계를 계속 확장한다.
'왜 나는 날면 안돼요? // 그날 너의 마지막 질문이 아주 오래 마음속에 남았단다. 그 말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불을 끄고 문을 닫았단다.'('조롱' 부분)
감각적 사유와 탁월한 언어 감각으로 서정시의 지평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는 신용목 시인은 이번 시집 '나의 끝 거창'에서 '거창'이라는 개인적 공간과 청년 시절의 자전적 이야기를 공감의 서사로 빚어냈다.
'노모의 직업은 걱정. 비도 그쳤는데 / 전화가 온다. / 엄마, 무지개 봤어요? 금방 갈게요. 아니, 이제 없어요, 내다보지 마세요. / 주공아파트 꼭대기 층에서 내다보면, 자라고 자라서 이제는 너무 커버린 아들의 정수리가 다 저녁 어둠으로 비 고인 바닥에 흥건할 테지.'('나의 끝 거창' 부분)
bookman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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