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관계설' 포르노 배우 前변호인,나이키 협박하다 체포(종합)

입력 2019-03-26 16:15   수정 2019-03-26 17:32

트럼프 '성관계설' 포르노 배우 前변호인,나이키 협박하다 체포(종합)
283억원 갈취 등 혐의 받아…보석금 내고 석방돼

(뉴욕ㆍ서울=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이경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과거 성(性) 관계설을 주장했던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퍼드의 전(前) 변호인 마이클 아베나티(48)가 스포츠용품 글로벌 기업 나이키로부터 283억원 상당을 갈취하려 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다.

그는 나이키의 비위 혐의를 폭로하겠다면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나티는 나이키 측에 비위 혐의를 알고 있는 자신의 고객에게 150만 달러(17억원 상당)를 지급하고 1천500만 달러(170억원 상당)~2천500만 달러(283억원 상당)에 자신을 변호인으로 고용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는 나이키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비위 혐의를 폭로해 나이키 시가총액 가운데 약 100억 달러(11조3천200억원 상당)를 날려버리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APㆍAFP 통신ㆍCNBC 등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아베나티는 뉴욕 검찰에 체포되기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나이키의 '고등학교 및 대학 야구 스캔들'을 폭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내일 개최할 것이라면서 범죄행위는 나이키의 최고위층은 물론 대학 야구의 유명한 이름들(인사들)에까지 미치고 있다며 이들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고객이자 나이키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한 전직 아마추어 야구팀 코치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해 듣고 협박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나티는 이런 트윗을 올린 지 15분 만에 뉴욕 맨해튼의 한 로펌에서 나이키 임원들을 만나려고 시도하던 중 검찰에 검거됐다.

그는 체포된 당일 저녁 법원에 출두해 30만 달러(3억4천만원 상당)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법원은 그의 주거를 뉴욕 및 로스앤젤레스로 제한했다.
그는 "변호사 생활 대부분을 권력을 가진 자들과 맞서 싸우는 데 투입했다"면서 "법원에서 모든 게 무죄로 판명되고 정의가 실현될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아베나티는 나이키 협박 이외에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각각 다른 사건 수임 과정에서의 직무상 부당 취득 및 금융사기 혐의도 아울러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1년여 아베나티의 범죄 증거를 수집해 왔다.
하지만 뉴욕 검찰은 지난주부터 그를 둘러싼 수사에 착수했다.
[로이터 제공]
그는 고객의 돈으로 자신의 부채를 상환하고 커피 체인점 및 변호사사무실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말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 검사 제프리 버먼은 "변호사들이 자격증을 무기로 사용할 때 더는 변호사가 아니다"면서 "그들은 범죄자처럼 행동했다"고 말했다.
닉 해나 로스앤젤레스 연방 검사는 "아베나티 사건은 변호사들의 무법 행위와 탐욕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나이키 대변인은 "우리는 비즈니스나 스포츠에서 도덕적으로 옳고 공정한 게임을 하고 있음을 분명히 믿는다"며 "검찰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체포 소식에 흡족해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트윗을 통해 "당신(아베나티)이 빨리 애원하면 마이클 코언과 교도소에서 같은 방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나티는 클리퍼드의 변호인을 맡아 2016년 대선 한 달 전 당시 트럼프 후보의 개인 변호사였던 코언과 맺었던 '성관계 비공개 합의'가 무효임을 입증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방법원 제임스 오테로 판사는 지난 7일 이번 소송의 진행 중에 트럼프 대통령 측이 클리퍼드와 '입막음 합의'를 강요하지 않겠다는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더는 법원이 관할할 사항이 아니라며 소송을 기각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이었던 아베나티가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 공모가 없었다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 보고서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체포된 셈이라고 전했다.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클리퍼드는 최근 아베나티와의 관계를 끊었다.

클리퍼드는 "슬프지만, 그의 체포가 충격적이지는 않다"면서 "나는 몇 주 전에 그가 매우 정직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의 변호를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베나티는 나이키 건과는 별도로 로스앤젤레스에서 160만 달러의 고객 합의금을 유용하고 410만 달러의 사기 대출을 한 혐의에도 연루돼 있다.
뉴욕증시에서 나이키 주가는 이날 한때 80.92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0.18% 오른 주당 82.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lkw777@yna.co.kr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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