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세진 주주권에 재계 긴장…"대한항공만의 일 아니다"

입력 2019-03-27 11:58   수정 2019-03-27 13:49

한층 세진 주주권에 재계 긴장…"대한항공만의 일 아니다"
전경련 "사회적 논란을 이유로 반대 결정 우려스럽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27일 국민연금과 외국인 주주 등의 반대로 대한항공[003490] 경영권을 잃게 되자 재계가 충격에 빠진 양상이다.
경영계 단체는 기업활동 위축을 우려했으며 재벌 기업들은 주주권 행사로 총수가 물러난 첫 사례가 나오자 혹여 대한항공 사태가 확산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배상근 전무 명의로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내고 "국민연금이 이번 결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그동안 조 회장이 대한항공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은 결정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주주 손에 밀려난 첫 총수 / 연합뉴스 (Yonhapnews)
전경련은 "주주들의 이익과 주주가치를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논란을 이유로 연임 반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우려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경련은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는 '연금사회주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는 만큼 보다 신중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지난달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한진칼[180640]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을 당시에도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게 되면 민간기업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첫 사례가 된다"라며 "이 결정이 선례로 작용해 경제계 전체로 확산하면 기업활동을 더욱 위축시켜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성장은 여러 요인이 있지만, 분명 창업주 등 기업가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기업가 정신 위축 등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되는 만큼 앞으로도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는 신중히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대기업들은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글로벌 의결권자문기관 ISS 등의 주주 행동주의가 지금까지는 상징적 수준에 그쳤지만 이날 대한항공 주총을 계기로 심각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
엘리엇과 표 대결까지 벌였던 현대자동차[005380]는 지난주 주총에서 이변 없이 승리를 거뒀지만, 주총을 앞두고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주주 친화적 정책들을 내놓는 등 전사적 대응에 나선 바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012330]의 주총 승리에는 엘리엇이 다른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국민연금이 이사회 측 안건에 손을 들어준 것도 적지 않은 우군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중도 포기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반대했던 점 등에 따라 이날 대한항공 주총 결과가 개별 사안으로 여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주주가치와 기업가치가 극단적으로 훼손될 경우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중요한 선례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들은 보다 선진화되고 투명화된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ustdu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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