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이제 달라이 라마와 대화 자체 배격"

입력 2019-03-28 12:01  

"중국 정부, 이제 달라이 라마와 대화 자체 배격"
中 발간한 티베트 백서, 달라이 라마와 대화 가능성 아예 삭제
"中, 티베트에 발전과 번영 가져왔다" 자화자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선언했던 중국 정부가 이제 아예 대화 자체를 배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전날 '위대한 도약: 시짱(西藏·티베트) 민주개혁 60주년'이라는 백서를 발간했다.
2만5천 자에 달하는 이 백서에서는 중국이 티베트를 본격적으로 통치하기 시작한 1959년 이후 티베트가 민주개혁과 번영, 발전을 이룩했으며, 종교의 자유 또한 누리고 있다고 자평했다.
백서는 "시짱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깊은 사회 변혁이 이뤄졌으며, 봉건 농노제가 폐지되고 새로운 사회 제도가 건립됐다"며 "인민은 국가와 사회의 주인이 돼 각종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백서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달라이라마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9년 시짱 민주개혁 50주년 백서에서는 "중앙정부는 14대 달라이라마가 애국적인 자세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금껏 문을 열어놓고 있으며, 앞으로도 항상 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는 1959년 티베트인의 대규모 봉기에 대한 중국군의 진압을 피해 인도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세운 인물이다. 지금껏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놓았다.
하지만 이번 60주년 백서에서는 달라이라마와 대화 언급 자체가 빠졌다.
티베트 전문가인 장자오융은 "중국 정부는 달라이라마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았다는 점을 더는 강조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달라이라마가 자신의 환생에 대해 발언한 것을 중국 정부가 괘씸하게 여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주 달라이 라마는 그가 죽으면 인도에서 환생이 이뤄질 수 있으며, 중국 정부가 임명한 후계자는 절대 존중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인도에서 중국에 대한 저항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는 자신이 입적하기 전에 환생할 장소를 예시하거나, 환생할 달라이 라마에 대해 예시하기도 한다.
고승들은 예시의 내용을 가지고 후대 달라이라마가 될 아이를 찾게 되며, 선택된 아이는 자질을 갖추기 위한 교육을 받고 18세가 되면 정식으로 즉위한다.
달라이 라마의 경고에 대해 시짱 자치구 상무위원회 부주석 노부 돈드룹은 "달라이 라마가 세운 망명정부는 불법이다. 그는 티베트의 인권 상황에 대해 말할 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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