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작년 푸에르토리코 방문때 北가리켜 '핵가방' 언급"

입력 2019-03-29 09:35   수정 2019-03-29 09:41

"트럼프, 재작년 푸에르토리코 방문때 北가리켜 '핵가방' 언급"
CNN 보도…"핵가방 가리키면서 '이것이 김정은 위해 가져온 것' 주장"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작년 허리케인 '마리아'가 강타한 푸에르토리코를 방문했을 때 피해 복구보다 북한 문제에 더 신경을 쓰면서 불쑥 '핵가방'을 언급했다고 CNN 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7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푸에르토리코 방문에 대해 잘 아는 3명의 소식통은 대통령이 피해 현장을 둘러볼 때 다른 문제들에 정신이 팔려 있었으며, 그 중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말의 전쟁'도 포함돼 있었다고 CNN에 밝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순간 갑자기 핵가방을 가리키며 그럴 필요를 느끼면 언제든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핵가방을 언급하면서 "이것이 바로 내가 김정은(Kim)을 위해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가방 발언을 '가벼운 언급'(casual reference)이라고 묘사했다.
핵가방(nuclear football)이란 미국 대통령이 핵공격을 승인할 때 사용하는 검은색 가방으로 언제나 대통령 근처에 있어야 한다. 평소에는 집무실 공간에 두지만, 다른 곳을 방문할 때는 수행하는 군사보좌관이 핵가방을 들고 다닌다.

이와 같은 '핵가방 일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화염과 분노", "로켓맨", "북한의 완전 파괴" 등 험악한 '말폭탄'을 퍼붓던 시기에 벌어진 일이다. 이에 김 위원장도 "노망난 늙은이", "불망나니" 등의 험한 말을 쏟아내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북미 간 충돌 위기는 이듬해인 2018년 1월1일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핵 단추가 책상 위에 놓여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직후부터 '대화 모드'로 급반전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하는 등 따뜻한 '우정'을 나누며 상당한 신뢰를 구축한 상태다.
'핵가방 위협'을 새삼 거론한 CNN의 이날 보도는 과거 북미간 긴장 상황보다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홀대 논란'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핵가방 언급은 그만큼 그가 푸에르토리코인들의 허리케인 피해에 관심이 적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CNN은 지적했다.
리카르도 로세요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2년 전 방문과 관련해 "다른 주제들이 논의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내 견해로는 당시 방문에서 오직 푸에르토리코에만 초점을 맞췄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로세요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다른 이슈에 관해 이야기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핵가방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비공개 오찬에서도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재난 원조 기금이 과도하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살아있는 어떤 사람보다도 도널드 트럼프가 푸에르토리코를 더 잘 챙겼다"고 주장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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