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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꼬리 무는 화장실 조달납품…장흥에선 샤워실로 둔갑(종합)

입력 2019-04-02 14:01  

의혹 꼬리 무는 화장실 조달납품…장흥에선 샤워실로 둔갑(종합)
무방류 화장실 4개 주문했는데…일반화장실·샤워실 2개씩 납품
장성서 계약과 딴판으로 납품했던 '특허업체' 또 수의계약


(장흥=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공공조달 계약 내용과 딴판인 이동식 화장실 납품 사례가 전남 장성에 이어 장흥에서도 드러났다.
탐진강변에 개당 1억원을 들여 설치한 화장실 4동(棟) 가운데 절반은 엉뚱하게도 샤워실로 시공했는데 발주와 계약, 납품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를 문다.
2일 장흥군에 따르면 정남진장흥물축제가 열리는 탐진강 일원을 관광 명소로 꾸미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이동식 화장실 설치가 지난해 시행됐다.
장흥군은 조달청 나라장터 물품 주문으로 지난해 4월 A업체에 화장실 설치를 발주했다.
무방류 시스템을 적용한 화장실 4동 구매에는 모두 4억570여만원이 투입됐다.
분뇨를 흘려보낸 물을 여과해서 재사용하는 무방류 화장실은 A업체가 특허를 보유해 발주는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현장 확인 결과 나라장터 시스템에 등록한 계약 내용과 달리 화장실 4동 중 2동이 샤워실로 시공됐다.
샤워실은 A업체가 취급조차 하지 않는 조달 물품인데 장흥군은 무방류 화장실과 같은 금액을 지급했다.
조달업계에서는 장흥군이 설치한 샤워실은 화장실보다 설치 비용이 훨씬 적게 들어간다고 추산했다.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격 차이의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화장실로 시공한 2동도 계약 내용과 딴판이다. 무방류 시설이 없고 땅속 오수관로와 연결돼 있다.

가격을 2배 가까이 치르고 무방류 화장실로 주문했는데 설치는 비용이 절반에 불과한 일반화장실로 시공한 셈이다.
설치 장소가 시가지와 가까워 장흥군은 처음부터 오수관로를 사용하는 일반식 화장실로 발주할 수 있었다.
지자체가 값비싼 무방류 화장실을 고집한 이유는 특허상품 채택을 명분으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탐진강 관광 명소화 사업은 올 연말까지 이어진다.
전체 사업이 아직 진행 중이나 화장실로 둔갑한 샤워실은 지난해 8월 검수를 통과해 공사비 지급까지 마무리됐다.
장흥군 관계자는 개당 1억원으로 계약한 무방류 화장실이 샤워실과 일반화장실로 바뀐 과정을 "조달 주문만 우선 넣어주면 현장 사정에 맞게 설계를 바꿔준다고 업체가 제안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 물축제 기간 화장실과 샤워실을 임시 개장하느라 서둘러 진행한 부분이 있었다"며 "무방류 화장실 작동 원리를 자세히 안내받지 못했는데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등록됐다고 해 믿고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샤워실이지만 언제든 화장실로 개조할 수 있도록 시공했고 고급 자재를 써 제작 비용도 1억원을 훌쩍 넘겼다"며 "무방류 설비는 언제든 장착 가능한 상태로 공장에서 보관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장흥에 무방류 화장실을 납품한 A업체는 지난해 장성 황룡강변과 장성호 수변길에도 조달계약과 다른 화장실 3동을 시공했다.
A업체가 장성에 납품하기로 한 무방류 화장실은 정화조에 분뇨를 모아 수거하는 일반식으로 시공돼 군청이 자체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 3년간 A업체는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 40여곳에 50억원 상당의 무방류 화장실을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달청 관계자는 "수의계약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특정 제품을 구매해 다른 물품으로 바꾸는 행위는 부정납품"이라며 "A업체가 부정납품을 했는지 현황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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