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작년 10월 주교 시노드 후속 문서 발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가톨릭 교회는 그동안 이뤄진 남성 위주의 역사와 여성과 아동에 대한 학대를 인정하고, 여성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일 공개한 교황 권고문에서 '살아있는 교회'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교회는 역사를 되돌아보고, 남성적 권위주의와 남성의 지배, 다양한 형태의 노예화, 학대와 성폭력이 (교회 내에) 상당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더 큰 정의와 평등을 찾는 여성들의 적법한 요구를 경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50쪽 분량의 이번 권고문은 교회 내 청년의 역할을 주제로 작년 10월 교황청에서 1개월 가까이 이어진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당시 논의된 내용들에 바탕해 교황청이 내놓은 후속 문서 성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런 의견 표명은 가톨릭 교회가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와, 교회 내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불평등에 대한 문제 제기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교황청 여성 월간지 '위민 처치 월드'의 여성 에디터들은 수녀들에 대한 교회 내 성폭력을 폭로한 뒤 편집권 간섭과 불신의 분위기를 문제 삼으면서, 총사퇴한 바 있다.
교황은 그러나 "교회는 여성들의 권리를 존중해 달라는 요구와, 남성과 여성 간 상호성의 확대를 확고히 지지해야 한다"면서도, 페미니스트 단체들이 요구하는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개신교처럼 여성에게도 사제직을 개방해야 한다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이어 "성직자들이 저지른 성 학대는 '비극'"이라면서 "젊은이들이 이 어두운 순간에 교회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아울러 많은 젊은이들이 그들의 삶에서 교회를 대수롭지 않거나, 성가신 존재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겸손함을 잃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교회에서 젊은이들이 떠나고 있다. 교회가 교리를 보다 잘 설명함으로써 청년들을 돌아오게 하지 않으면 박물관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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