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반대에도…브루나이 '동성애 투석사형' 법 시행(종합)

입력 2019-04-03 16:34  

국제사회 반대에도…브루나이 '동성애 투석사형' 법 시행(종합)
절도 초범은 오른 손목, 재범은 왼 발목 절단…미성년자도 예외 없어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동성애자를 투석(投石)으로 사형에 처하는 제도 등을 담은 브루나이의 새 형법이 세계 각국과 인권단체의 심각한 우려 속에 시행에 들어갔다.
3일 AFP통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브루나이는 국제사회의 폐기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이날부터 가혹한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형법을 도입했다.
AFP통신은 브루나이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예고된 대로 이 법이 이날부터 효력을 얻었다고 전했다.
앞서 브루나이는 지난달 말 동성애자와 간통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목숨을 잃을 때까지 돌을 던져 죽이는 투석 사형제를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법은 또 절도범의 경우 초범이라면 오른 손목을, 재범이라면 왼쪽 발목을 절단하도록 했다. 미성년자도 이런 처벌에서 예외를 두지 않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루나이의 새 형법 시행과 관련해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가혹한 새 형법 조항의 시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브루나이에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와 프랑스 외무부도 지난 2일 성명에서 새 법 폐기와 형 집행 중단을 요구했고, 독일은 주독일 브루나이대사를 불러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도 브루나이 정부는 이런 잔인한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 영국의 팝스타 엘튼 존 등은 브루나이 정부의 결정에 항의해 브루나이 소유 호텔 이용을 거부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브루나이의 성 소수자 사회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브루나이에 사는 동성애자인 카이룰은 CNN에 "그 법은 비인간적이며 끔찍하다"며 "브루나이를 떠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이미 브루나이를 빠져나간 일부 성 소수자들은 캐나다 등에서 망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브루나이 정부는 이런 기류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나라에서 이슬람의 가르침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당초 브루나이는 2013년 신체 절단과 투석 사형 등을 도입하려 했지만, 인권단체의 비판이 거셌던데다 구체적 시행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던 탓에 적용이 지연됐다.
상대적으로 관용적인 이웃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와 달리 브루나이는 2015년 무슬림이 성탄절을 기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이슬람 원리주의를 강화하는 추세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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