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수 있는 자리가 내 자리"…대구의 '공격수비수' 김진혁

입력 2019-04-04 08:02  

"뛸 수 있는 자리가 내 자리"…대구의 '공격수비수' 김진혁
공격진 경쟁 밀려 수비수 전환…에드가 부상 공백 계기로 '공격 본능' 발산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최근 K리그1 대구FC의 '공격 삼각편대' 한 축으로 연이어 출장한 김진혁(26)은 팀 공식 홈페이지나 리그 등록 프로필에 수비수로 올라와 있다.
사실 원래 그의 포지션은 공격수인데, 수비수로 나온 것엔 사연이 있다.
김진혁은 공격수로 2015년 대구에 입단했으나 뛰어난 외국인 공격수들이 거쳐 간 팀 내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엔 실업축구 울산 현대미포조선으로 임대되기도 했다.
임대 복귀 이후 조광래 대구 사장은 수비수 전향을 제안했다. 185㎝의 큰 키에 힘과 스피드를 두루 갖춘 그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김진혁은 2017년 리그 32경기, 지난해 25경기에 출전하며 5골을 넣어 득점에도 기여하는 수비수로 활약했다.
올해 K리그1, 대한축구협회(FA)컵 외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게 된 대구는 시즌을 준비하며 김진혁에게 다시 공격적인 역할을 맡겼다.
김대원-세징야-에드가의 삼각편대를 갖춘 가운데 공백이 생겼을 때 그가 한몫을 해주리라 기대한 것이다. 지난 동계훈련 그는 슈팅을 집중적으로 갈고 닦았다.
삼각편대가 시즌 초반부터 위력을 발휘하며 김진혁이 설 곳은 다시 사라지는 듯했으나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개막 4경기 연속 골로 물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던 에드가가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하면서다.
안드레 감독은 주저 없이 김대원, 세징야와 함께 김진혁을 선발로 내보냈다.
지난 두 경기 대구가 리그 1무 1패를 기록하며 에드가의 공백을 실감할 때쯤 김진혁의 공격 본능은 빛을 발했다.
선발 세 경기째인 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김진혁은 시즌 1·2호 골을 연이어 폭발하고, 세징야의 쐐기 골을 어시스트까지 해 3-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전반 45분 두 번째 골은 몸이 공중에 뜬 채 반 정도 '바이시클킥'을 하며 터뜨려 손에 꼽히는 명장면을 만들어 냈다.
한 시즌에 전례 없이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사정상 김진혁의 활약은 더 많은 공격 옵션을 둘 수 있다는 점에서 팀 입장에서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에드가의 복귀가 더뎌지면서 세 경기 연속 김진혁을 선발로 밀어붙인 안드레 대구 감독은 인천전이 끝난 뒤 "성실함, 투지, 득점 감각을 갖춘 선수인 만큼 잘해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김진혁의 '인생 경기'였다"며 축하했다.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두 번째 골에 대해 많이들 물어보시던데, 다 미리 생각하고 찬 것"이라고 너스레를 떤 김진혁은 에드가의 복귀가 임박하며 다시 다음 경기부터는 선발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솔직히 골 보다는 수비수로 뛰며 경기에 더 많이 나가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선수니까 어디든 경기에 뛸 수 있는 자리가 저의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에드가와의 경쟁도 팀을 위해 계속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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