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꼬마선충 활용한 세포자살 등 연구로 2002년 노벨상 수상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분자 생물학의 개척자로 20세기 과학계의 거목 중 한 명으로 꼽혀온 시드니 브레너 박사가 타계했다고 싱가포르과학기술연구국(A*STAR)이 5일 밝혔다. 향년 92세.
브레너 박사는 지난 2002년 유전자가 인체기관의 발달 및 세포 자살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로 존 설스턴, 로버트 오비츠 등과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흙 속의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약 1㎜ 크기의 선충류인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을 세포 분화와 성장 과정을 밝히는 실험모델로 정립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선충은 배양하기 쉽고, 959개의 세포로 이뤄진 투명하고 단순한 몸체를 가져 모든 발달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세포의 자살과 질병, 노화 연구 분야에서 모델 생물로 일반화돼 있다.
브레너 박사는 192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가난한 리투아니아계 이민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식탁의 테이블보로 쓴 신문을 읽으며 독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학업 능력을 보여 15세 때 의과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으며 나중에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케임브리지대학으로 옮겨 초창기의 분자생물학연구소(LMB)와 인연을 맺으면서 평생 연구 분야를 갖게 됐다.
LMB는 노벨상 수상자의 산실로 발전했으며, 그는 1979년부터 1986년까지 2대 소장을 지내기도 했다.
말년에는 싱가포르로 기반을 옮겨 연구 활동을 했다.
동료 과학자들은 그가 날카로운 통찰력과 창의력을 갖고 있으며 탁월한 유머 감각까지 겸비한 과학자로 회고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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