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생기 잃은 관광지 상인들 "망설이지 말고 찾아주세요"

입력 2019-04-07 15:04  

[강원산불] 생기 잃은 관광지 상인들 "망설이지 말고 찾아주세요"
속초 중앙시장·아바이마을 '썰렁'…경적 사라진 텅 빈 도로·주차장
상인들 "관광도시 관광객 없으면 생계유지 곤란…방문해 달라" 호소


(속초=연합뉴스) 박영서 김철선 기자 = "속초 시내가 모두 불에 탄 줄 아시고 많은 분이 여행을 오다가도 돌아가신다고 들었어요. 생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이 와주세요."
강원산불 나흘째인 7일 속초 주요 관광지는 썰렁했다. 평소 주말 모습을 떠올리면 쓸쓸함까지 느껴졌다. 상인들은 "외지인들이 상황을 오해하고 있다"며 "지역경제를 위해서 많이 찾아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속초 대표 먹거리인 닭강정 가게를 비롯해 각종 먹거리로 가득해 여행객들에게 단연 '핫플레이스'인 중앙시장은 한산했다. 이날뿐만이 아니라 산불 발생 후 요 며칠 내내 그랬다.
열에 일고여덟은 포장된 닭강정을 들고 다니던 익숙한 풍경도 사라졌다. 상인들은 "평소보다 확실히 손님이 적다"고 입을 모아 하소연했다.

유명 닭강정 가게 종업원 이모(30)씨는 "평소 주말이면 줄이 끊이질 않았는데, 산불 이후는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 골목에서 11년째 반건조 어류를 판매하는 상인 김영오(58)씨는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미어터지는 곳인데, 지금 거리에는 평소보다 반의반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관광객들의 웃음소리나 밝은 표정, 탄성이 자주 들리던 곳인데,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외지인들 표정에서 속초 사람들을 위로하는 듯한 마음이 읽힌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주말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속초 현지인들은 오지 않았는데 관광객이 적다 보니 오늘은 현지인들이 자주 보인다"며 "산불 이후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굳이 중앙시장을 둘러보지 않아도 관광객이 줄었다는 건 주차장에서부터 느껴졌다. '만차', '만차', '만차' 등 주차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주차장에는 여유 공간이 200곳이 넘게 남았다. 귀가 따갑게 울리던 차량 경적도 없었다.
속초와 고성은 이웃 도시지만, 속초는 농경지가 거의 없어 관광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지역경제가 크게 휘청이고 있었다.
주차장 관리인 김모(60)씨는 "평소 주말이면 3층 옥상까지 꽉 차던 주차장인데 산불이 난 뒤에는 1층 주차장만으로도 모두 수용 가능한 상태"라며 "이런 적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특산품을 취급하는 김영인(59)씨는 "산불 때문에 속초 상인들이 다들 어려워하는데, 발길이 끊겨 더 힘들다"며 "속초는 관광도시인데, 관광객들이 없으면 생계유지가 어려워진다"고 호소했다.
3대째 중앙시장에서 순댓국밥집을 운영한다는 서복예(55)씨도 "시내가 모두 불에 탄 것처럼 잘못 알려져 여행을 오다가도 다시 돌아간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복구가 진행되면 그 소식도 빨리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표 관광지 '갯배 체험장'에는 휴일이 무색하게도 관광객 4명과 속초 주민 1명만이 매표소 앞에서 줄을 서고 있었다.
갯배 2대가 청호동과 중앙동 사이 청초호를 오갔지만, 갯배에 탄 승객은 다섯명 안팎이었다.
갯배를 타고 찾은 실향민촌 '아바이마을'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주민 홍모(48)씨는 "관광도시에 관광객들이 적어지는 게 걱정스럽다"며 "관광객들에게 오라고만 할 게 아니라 하루빨리 피해 원상복구 시키고 안전한 속초로 다시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kc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