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선수 되기 위해 노력…이 코스가 정말 좋아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솔직히 이 대회에서 우승해서 너무 행복한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고진영(24)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뒤 행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진영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했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린 고진영은 특히 마지막 18번 홀에서 약 4m 버디 퍼트를 넣고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감격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1타 차 공동 2위에 오른 그는 당시 "코스에서 행복한 골퍼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우승이 확정된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고진영은 "이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행복한 기억이 될 것"이라며 "부모님과 할아버지에게 감사하고, 다른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한국 선수로는 통산 5번째 정상에 오른 그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며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 선두를 달리는 고진영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며 "긴장감을 떨치기 어려워 침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캐디가 2타 차로 이기고 있다고 말해줘서 안심됐다"며 "앞으로도 경기를 즐기고 싶다"고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에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진영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털어놨다.
마지막 18번 홀 버디 퍼트 상황을 묻는 말에 그는 "지난해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났다"며 "아마 살아계셨다면 기뻐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을 것"이라고 답했다.
고진영의 할아버지(고익주 옹)는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났다. 당시 고진영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롯데 챔피언십 출전을 준비하다가 조부상 소식을 듣고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곧바로 귀국했다.
올해 1월 팜 스프링스에서 훈련했던 그는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이나 이번 대회처럼 사막 지대에서 열린 대회에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올해 6개 대회에 출전, 우승과 준우승을 두 번씩 하는 등의 결과가 스스로 놀랍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고진영은 "동계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고, 저뿐 아니라 코치와 매니저, 트레이너 등이 모두 열심히 했기 때문에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라고 흘린 땀에 대한 보상이라고 자신했다.
2016년 이 대회에서 공동 71위, 2017년 컷 탈락, 지난해 공동 64위 등 좀처럼 이 코스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고진영은 "이 코스가 정말 좋아졌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에 폭소가 터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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