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 6월 9일까지 편지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고추장 작은 단지를 보내니 사랑방에 두고 밥 먹을 때마다 먹으면 좋을 것이다. 내가 손수 담근 건데 아직 푹 익지는 않았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이 1796년부터 이듬해까지 쓴 글을 모은 '연암선생서간첩'을 보면 자상한 아버지로서의 면모가 확인된다. 그는 아들에게 반찬을 보내고 "맛이 좋은지 어떤지 자세히 말해주면 앞으로도 계속 보낼지 말지 결정하겠다"며 부정(父情)을 드러낸다.
편지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개인적 감정을 나타내는 중요한 도구였다. 가족은 물론 친구와 서간을 주고받으며 우정과 애정을 나눴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지난 5일 개막해 6월 9일까지 여는 특별전 '선비, 글을 넘어 마음을 전하다'는 편지글 70여 점으로 선비의 감정 표현과 인간적인 면을 살피는 자리다.
다산 정약용이 부인에게서 받은 치맛감에 적은 편지 모음인 '하피첩'을 비롯해 담헌 홍대용 시문집, 효종 딸인 숙명공주가 궁궐에 있는 부모에게 보낸 문안 편지와 답장을 묶은 '숙명신한첩', 이황과 기대승이 주고받은 편지 등이 공개됐다.
유물 외에도 편지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상과 현대적 콘텐츠를 선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은 문장 하나에도 도(道)를 담아야 했을 정도로 감정 표현에 엄격한 사회였지만, 편지글이야말로 선비의 훌륭한 정신과 교유 양상을 보여주는 사료"라며 "조선시대 편지를 읽으며 선비의 마음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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