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유학생들 '추모 행진'도…반기문 "대학살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인류 역사상 최악의 비극으로 꼽히는 르완다 학살 25주기를 맞아 8일 서울에서 희생자 추모 행사가 열렸다.
주한 르완다대사관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극동방송 아트홀에서 '크위부카('기억하다'라는 뜻의 르완다어) 25'를 개최했다.
르완다 학살은 1994년 4∼7월 르완다 다수종족인 후투족이 소수종족 투치족을 집단적으로 살해한 사건이다. 100일 사이 총 8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르완다는 해마다 학살이 시작된 4월 7일부터 100일간을 국가적인 추모일로 지정해 희생자를 기리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르완다 교민들도 추모 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에서는 학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25년간 르완다의 회복력 등을 상징하는 25개의 촛불 점화식이 진행됐다.
촛불 점화식은 추모 기간에 맞춰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시작돼 세계 각지로 이어진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행사에 앞서 한국에서 유학 중인 르완다 청년 20여명은 합정역에서 상수역까지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고 추모 행진도 벌였다.
현장에서 만난 에드리엘(22) 씨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이런 일이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교훈과 경고를 주는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노사이드(집단학살) 부정 중단하라' 등의 글귀를 든 청년들도 있었다. 학살 책임을 부정하는 르완다 안팎의 세력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사건의 진상을 축소·은폐하려는 시도를 경계하는 것이다.
추모사를 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결코 대학살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기승부리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이 사건을 모든 국가, 모든 사람이 잊지 않도록 노력을 배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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