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종족학살' 추념일 앞두고 서방·터키 또 갈등

입력 2019-04-11 17:12  

'아르메니아 종족학살' 추념일 앞두고 서방·터키 또 갈등
伊하원서 '종족학살 인정 촉구안' 가결…美상원에도 제출돼
터키 "학살 아닌 충돌…정치적 목적으로 터키역사 왜곡 규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이탈리아 의회에서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 의안이 통과되자 '가해자'의 후손인 터키가 반발했다.
이탈리아 하원은 10일(로마 현지시간)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genocide)'을 공식 인정하라고 정부에 촉구하는 의안을 가결했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의안 표결에서 찬성과 반대가 각각 382표와 43표로 나타났다.
하원의 촉구안에는 구속력이 없다.
터키 정부는 즉시 반발했다.
파흐렛틴 알툰 터키 언론청장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 나라 역사를 왜곡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이탈리아 의회의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썼다.
알툰 청장은 "비생산적이고, 적대적이며,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터키 외무부도 "아르메니아의 주장을 (이탈리아) 국내 정치적 이해에 활용한 또 하나의 사례"라며 규탄했다.
일반적으로 서방 역사학계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 약 150만명을 학살했다고 본다.
이 사건은 20세기 첫 종족학살로 알려졌다.
아르메니아는 매년 4월 24일을 학살 추념일로 지킨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되는 터키는 이러한 시각에 동의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비판과 종족학살 용어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터키는 이 사건이 전쟁 중 벌어진 '비극적인' 쌍방 충돌의 결과일 뿐, 오스만제국이 조직적으로 아르메니아인(종족)을 겨냥해 학살을 자행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살해된 아르메니아인의 규모도 30만명 정도인데 부풀려졌다는 게 터키 쪽 주장이다.
터키에서 이 사건은 '1915년 사태'(1915 Olaylarının)로 불린다.
터키는 서방 정치권이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을 의제로 다룰 때마다 대중영합주의 의도라며 규탄했다.
앞서 2016년 독일 연방의회가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 규탄 결의를 채택한 후 양국은 갈등을 겪었다.
올해 2월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르메니아계 단체를 찾아 선거공약대로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 국가 추념일'을 제정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미국 상원에서도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을 인정하라는 결의안이 10일(미국동부 현지시간) 제출됐다.
로버트 메넨데즈와 테드 크루즈 등 여·야 상원의원은 결의안에서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은 역사적 사실이며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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