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불 내고 신고자 행세…2차 방화 노리다 경찰에 덜미

입력 2019-04-14 13:43  

도봉산 불 내고 신고자 행세…2차 방화 노리다 경찰에 덜미
술냄새·당황하는 기색에 '방화' 직감한 경찰관 추적에 '꼬리'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산불을 낸 뒤 신고자로 행세하며 2차 방화를 시도하던 30대 남성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 덜미를 잡혔다.
1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1시 44분께 도봉산 무수골 인근에서 방화에 의한 산불이 발생해 산림 990㎡가 소실됐다. 화재는 다행히 22분 만에 꺼졌다.
진화 작업에 참여한 도봉경찰서 장순국 경위는 발화지점을 찾기 위해 화재 신고자 중 한 명인 30대 남성과 함께 산으로 올라가다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술 냄새가 훅 풍겼을뿐더러 단순히 화재 때문에 당황한 것으로 보기엔 지나치게 안절부절못하는 태도와 의심스러운 말투에 화재가 방화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직감했다.
장 경위는 119 신고센터에 협조를 요청해 신고자 17명의 연락처를 확보한 뒤 아까 만났던 남성을 찾기 위해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대조했다.
해당 남성을 찾아낸 장 경위는 "대형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게 도와줘 고맙다"며 다시 만남을 시도했지만, 그는 "멀리 있어서 만나기가 어렵다"며 거절했다.
장 경위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통화를 하면서 만날 것을 요청했지만 그 남성은 계속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국 경찰은 현장 인근 지역을 수색하다 이날 오후 6시15분께 한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려던 허 모(35) 씨를 검거했다.
허씨는 경찰의 추궁에 방화 사실을 인정하고, 라이터를 이용해 낙엽 불을 붙였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또 "막걸리를 2병 마셨다"면서 방화 당시 음주 상태였음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의 주머니에서는 방화 후 새로 산 라이터도 발견됐다"며 "자칫 제2의 방화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방화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산림 보호법 위반 혐의로 허씨를 입건하고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허씨에게 정신병력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인근 병원에 입원 조치한 뒤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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